동서고속도로 개통후 양양 웃고 인제 울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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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양양 통행량 31만9911대 기록… 관광객 몰리며 폭발적 증가세
인제-홍천 국도 이용량 급격히 줄며 주변 음식점·농특산물판매장 울상

지난달 30일 완전 개통한 동서고속도로의 강원 양양군 서면 구간. 개통에 이은 기대감으로 주말에는 많은 차량이 몰려 혼잡을 이뤘지만 평일에는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DB
지난달 30일 완전 개통한 동서고속도로의 강원 양양군 서면 구간. 개통에 이은 기대감으로 주말에는 많은 차량이 몰려 혼잡을 이뤘지만 평일에는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DB
서울∼양양 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의 미연결 구간인 동홍천∼양양 구간이 지난달 30일 개통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동해안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인 동서고속도로 시대가 막을 열었다.

지난 주말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한 관광객들로 양양과 속초, 강릉 주문진의 관광지에는 평소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개통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인제와 홍천군의 경우 기존 국도 이용 차량이 급격히 줄면서 국도 주변 음식점 매출이 급감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1일 0∼24시 상하행 통행량은 양양영업소 기준 31만9911대로 집계됐다. 이는 동서고속도로 완전개통 직전 주말의 서울∼춘천 구간 이용 차량이 18만∼19만 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윤여경 양양군 문화관광과장은 “주말은 물론 양양장날이었던 4일에도 차량들이 집중돼 읍내에서 정체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며 “이처럼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중장기 관광산업 발전 계획을 착실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인제와 홍천의 상권은 공동화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동서고속도로 완전 개통 이전에는 차량들이 동홍천나들목으로 나와서 국도 44호선을 타고 홍천과 인제를 거쳐 동해안으로 갔지만 이제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곧바로 양양이나 속초로 향하고 있다. 인제나들목이 생겼지만 인제읍내까지 50분가량이 걸리는 등 접근성이 떨어져 이 나들목을 이용하는 차량은 많지 않다.

기존 국도 이용차량이 속초로 갈 때 이용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는 1일 통행차량이 1만3800여 대로 일주일 전 주말 2만6900여 대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국도 주변 음식점과 농특산물 판매장은 평소보다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울상이다.

황태구이와 황태 판매장이 몰려 있는 인제군 북면 용대리의 한 음식점 주인은 “고속도로 개통 이후 손님들이 절반가량 줄었다”며 “주말에는 그나마 고속도로 정체를 피해 국도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들렀는데 평일에는 손님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와 인제군은 공동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공동 발전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양 기관은 인제지역의 인구 유입, 관광객 증가에 도움이 되는 지역발전 사업 20개를 선정해 국비 등 360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빙어호 경관 조성을 비롯해 인제 친환경에너지타운, 용대리 국민여가캠핑장, 소양강 상류 에너지자립마을, DMZ 평화생명공원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전근재 인제군 경제협력과장은 “실제로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자영업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제는 해안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산과 계곡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동서고속도로#인제 홍천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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