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아버지 “얘들아, 카톡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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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어르신에 스마트폰 교육

전남 화순군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가 진행하는 스마트폰 영상미디어교육을 받고 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전남 화순군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가 진행하는 스마트폰 영상미디어교육을 받고 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전남 화순군 이양면에 사는 안우순 할아버지(85)는 최근 생애 처음으로 딸에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딸은 카카오톡 대화방에 아버지 이름이 뜨자 문자로 대화를 나눴다. “아빠, 어떻게 하셨어요?”(딸) “배우고 있다.”(아빠) 딸이 형제자매들이 있는 대화방에 아버지를 초대했다. “아버지∼ 뭐라도 보내봐요∼.”(딸) “나.다.”(아빠)

혼자 살면서 적적할 때면 자녀들에게 연락을 하고 싶어도 생업에 지장을 줄까봐 전화 걸기가 미안했던 안 할아버지는 이제 외롭지 않다. 매주 화요일 화순군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의 스마트폰 영상미디어교육 덕분이다. 강사로부터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내고 영상 통화하는 법을 배우면서 자녀들과 새롭게 소통하는 기쁨을 나누고 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가 화순군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스마트폰 영상미디어교육 ‘울 엄마가 보낸 영상편지’에는 16명이 참여하고 있다. 6월 13일부터 7월 11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 수강생들의 평균 연령은 75세다.

안 할아버지는 “주름진 손으로 서로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하고 평소에 몰랐던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익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강사가 시연하고 일대일로 실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강의 만족도가 높다. 배승수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장은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과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기기를 어떻게 활용할지 몰라서 소외감을 느끼는 어르신이 많다”며 “스마트폰 사용법을 어르신들 눈높이에 맞게 가르쳐드리고 보니 다들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는 7월에 담양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영상미디어교육인 ‘미디어죽마고우’ 사업을 진행한다. 062-650-0326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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