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역, TSR-TCR 종착역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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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러 박원순 서울시장 밝혀
“행정가 넘어 국가문제 전체 고민…서울-평양 교류로 남북관계 개선, 러 극동지역 개발에도 적극 참여”

박원순 서울시장이 28일(현지 시간) 러시아 울랴놉스크에서 열린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WeGO) 총회에서 의장 자격으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28일(현지 시간) 러시아 울랴놉스크에서 열린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WeGO) 총회에서 의장 자격으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러시아를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의 종착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의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연해주 등 극동지역 개발에 서울시가 적극 참여하겠다”며 “서울역을 지하화해 쇼핑몰과 공원을 조성하고 TSR와 TCR의 종착역으로 삼는 계획을 국토교통부와 조만간 마무리 짓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부터 나흘간 울랴놉스크에서 열리는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WeGO) 총회를 의장 자격으로 주재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러나 한-러 관계와 남북 관계 관련 일정을 더 많이 잡아 그의 주 관심사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유라시아 정책 싱크탱크인 러시아국제문제연구소(RICA)를 찾았을 때도 대륙횡단열차 구상과 함께 “나진∼하산프로젝트가 재개돼 제2의 개성공단이 생기면 동북아 안보와 경제 분야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되는 ‘북방뉴딜’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행정가보다는 정치인에 방점을 찍는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러에서 강조하는 남북 관계 개선을 ‘정치인 박원순’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한 행정책임자를 넘어선다”며 “지금까지는 이를 애써 축소하며 서울 내부의 행정만 챙기는 역할을 했는데, 이제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 문제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직 서울’을 외치며 애써 여의도에서 시선을 돌리던 과거의 그에서 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대권에 도전하고 조기에 포기하면서 축적된 경험을 통해 배웠다”며 “국가 전체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로 출국하기 전 25일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만난 배경도 얘기했다. 박 시장은 “여러 기관에 요청해 어렵게 만났는데 다소 뜬금없어 보였을 수 있다”라며 “독일 통일이 동·서 베를린의 교류에서 촉발됐듯 서울과 평양의 협력은 남북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한 ‘비정치적 우회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마련한 ‘서울-평양 포괄적 교류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장 위원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내달 1일이면 임기가 정확히 1년 남는 박 시장은 “보행친화도시 조성과 대규모 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 가장 애착이 가는 정책”이라고 임기를 돌아봤다. 이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도시재생 전국 확대 등 새 중앙정부가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전임 시장들이 치중한 대규모 도시개발과 선을 긋던 모습도 바뀌었다. 박 시장은 “서울은 관선시장 때부터 도시의 여러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며 “적기에 투자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혁신과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서울시 공영버스 비리에 대해선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시 감사기구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3선 도전 여부는 “연말쯤 결정해 발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WeGO 총회를 마친 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등을 거쳐 4일 귀국한다.

모스크바=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서울역#tsr#t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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