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4곳, 디도스 공격 받았지만 막아내

비트코인 요구하는 국제해커그룹, 추가 공격 예고… 금융권 비상

전자화폐인 ‘비트코인’을 요구하며 국내 금융회사를 협박해온 해커 일당이 26일 금융결제원과 은행 3곳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벌였다. 피해는 없었지만 추가 공격을 예고하고 있어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금융결제원과 은행 3곳이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해커그룹인 아르마다 콜렉티브는 이들 기관에 e메일을 보내 10∼15비트코인(3300만∼550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디도스 공격을 가하겠다고 협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자체적으로 보유한 방어 장비를 가동해 디도스 공격을 무리 없이 막았다”고 말했다. 이날 다른 지방은행 2곳도 비슷한 내용의 협박이 담긴 e메일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날 금융회사들에 공문을 보내 “디도스 공격 등 전자적 침해행위로부터 전자금융기반시설을 보호해야 한다”며 “디도스 공격자 등의 부당한 요구에 절대로 응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아르마다 콜렉티브는 20일 한국거래소에 디도스 공격을 벌이며 26일까지 비트코인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21일에는 시중은행 7곳과 증권사 등 총 9곳에도 비슷한 협박이 담긴 e메일을 보냈다. e메일을 받은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소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았으나 피해는 없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