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전남 강진에서만 근무한 공무원이 공로연수를 앞두고 책을 펴냈다. 내년 6월 말 정년퇴임하는 윤순학 강진군 기획홍보실장(59·사진)이 최근 출간한 ‘서 있는 곳이 중심이니’는 그의 자전적 에세이다.
윤 실장은 선배 공직자의 조언을 듣고 일지나 수첩에 업무를 기록하는 습관을 길렀다. 서재를 정리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일지의 글을 보고 문득 삶의 수레에 실었던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 거친 파도를 헤치며 난관을 극복했던 일들, 날밤 새워 가며 업무를 처리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기억을 더듬고 자료를 수집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에는 태어난 고향 이야기와 목민심서를 100회에 걸쳐 연재한 경위, 아트홀 국비 확보 과정, 전라병영성 복원 등 행정을 하면서 겪었던 일화와 프랑스, 일본, 미국 청자 해외순회전시회 관련 자료가 실려 있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면서 목민심서 등 많은 저서를 남긴 곳이다. 2015년 주민복지실장을 맡은 그는 다산의 애민·청렴 사상을 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해 목민심서를 연재하기로 결심했다. 매일 오전 8시 출근시간에 맞춰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원문과 한글 번역본을 800여 명에게 e메일로 보냈다.
윤 실장은 “100회에 걸쳐 연재한 글을 모아 단행본으로 펴냈는데 그때 경험이 책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과 2006년 두 차례 청자사업소장을 맡는 등 청자와 유난히 인연이 많다. 청자박물관 주변에 청자촌을 조성하고 강진청자축제를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키운 것은 물론이고 토요 청자경매로 청자 대중화에 나서는 등 강진이 청자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윤 실장은 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예문화 사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문화콘텐츠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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