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영진전문대 ‘찾아가는 영어체험교실’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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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인승 버스 개조해 작년부터 운영… 원어민 교사 태우고 도내 곳곳 누벼
지난주엔 울릉도 찾아 체험기회 제공… 농어촌 학생 감성-인지계발에 도움

경북 울릉군 저동초교 학생들이 8일 학교를 찾은 영진전문대 영어체험버스에서 원어민 강사와 함께 식료품을 살 때 쓰이는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경북 울릉군 저동초교 학생들이 8일 학교를 찾은 영진전문대 영어체험버스에서 원어민 강사와 함께 식료품을 살 때 쓰이는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외국인 선생님께 배우는 영어가 정말 다르네요. 재미있어요.”

경북 울릉군 남양초교 6학년 김태성 군(12)은 7일 영진전문대의 영어체험버스에서 원어민 강사의 수업을 들었다. 영어로 인도 음식과 스페인 춤을 비롯한 각국의 문화를 배우고, 은행과 식료품 가게에서 쓰는 생활영어도 배웠다. 김 군은 “외국인 선생님이 쉽게 설명하는 영어회화가 귀에 쏙 들어왔다”며 “4시간 동안 지구촌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영진전문대의 ‘찾아가는 영어체험교실’이 호응을 얻고 있다.

45인승 버스를 개조한 체험 공간(펀 잉글리시 버스)부터 학생들에게 인기다. 좌석을 없애고 탤런트와 스토리, 문화, 마켓 4가지 주제로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운행’을 시작한 버스는 영진전문대의 원어민 교사 두세 명과 코디네이터(상담원)를 태우고 평일 하루도 빠짐없이 경북 도내를 달린다. 8일까지 143회 운행해 학생 3760여 명이 ‘승차’했다.

7, 8일은 버스를 여객선 화물칸에 싣고 울릉도를 찾았다. 남양초교 3∼6학년 24명과 울릉서중 전교생 11명, 저동초교 4∼6학년 51명이 버스 체험을 했다. 초등생은 생활 현장, 중학생은 진로 탐구와 토론 학습 중심으로 진행했다. 울릉서중 윤지혜 교사는 “섬 아이들이 원어민 강사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즐겁게 배우는 분위기의 수업이 학습 효과를 높였다”고 말했다. 학부모 정순희 씨(37)는 “이런 시간이 흔치 않아서인지 아이가 적극적이었다”며 “자주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6월 영어교육 기반이 부족한 지역에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하고 영진전문대의 대구경북영어마을(칠곡군 지천면)을 운영기관으로 선정했다. 영어체험버스는 23개 시군의 학교 1곳을 연중 3, 4회 방문한다. 연말까지 73개 학교, 학생 7000여 명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2007년 10월 문을 연 대구경북영어마을은 4개 건물에 2만5844m² 규모의 숙박형 체험 시설을 갖췄다. 원어민 강사 50여 명이 근무한다. 지금까지 각급 학생과 영어전담 교사, 직장인 등 25만여 명이 찾았다.

도는 지구촌 문화 체험을 통한 영어 학습이 효과가 있다고 보고 사업을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학교 수준에 따른 맞춤형 수업을 도입하고 체험 분야도 추가할 예정이다.

백영길 경북도 인재개발정책관은 “원어민과 함께하는 체험 수업이 농어촌 학생들의 영어 실력뿐 아니라 감성 및 인지 능력 계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며 “다양한 기회와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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