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녹차 세계화’ 이끌며 동분서주… “100년 먹거리 만드는게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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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기 하동군수

윤상기 하동군수. 윤 군수는 “지리산 자락 1000m 이상 산악지역에 총연장 50km의 궤도열차를 건설하는 등 100년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동군 제공
윤상기 하동군수. 윤 군수는 “지리산 자락 1000m 이상 산악지역에 총연장 50km의 궤도열차를 건설하는 등 100년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동군 제공
재주도 많고 배포도 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화개동천(花開洞天)에 초청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높은 산이 많은 울산 울주군, 경남 양산시 밀양시 등이 즐겨 쓰던 ‘알프스’를 쓱∼ 끌어다가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이라고 못질을 했다. “대한민국에 지리산 덮을 산이 있느냐”는 자신감에서다.

윤상기 하동군수(62) 얘기다. 남들은 4, 6차 산업을 외치지만 그는 1, 2, 3차 산업에다 4차 산업을 결합해 ‘10차 산업’이라고 홍보한다. 10년 먹거리 만들기도 벅찬 현실에 100년 먹거리가 문제없다고 큰소리다. 자기 이름을 따서 ‘상상(想像)을 기적으로’라는 구호도 만들었다.

윤 군수는 특유의 조직 장악력을 발휘해 군 공무원들을 잠시도 가만두지 않는다. 속도를 내라는 의미에서 ‘마하 행정’이란 말을 자주 던진다. 이는 많은 ‘시어머니’들로부터 독하게 훈련받고 스스로 노력한 결과다. 그는 김혁규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송은복 전 김해시장을 가까이서 보필하며 능력과 역량을 인정받았다.

26일 만난 그는 최근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난 데 한껏 고무됐다. 방문객 48만1498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 명 이상 늘었다. ‘녹차 세계화’를 이끄는 윤 군수의 최종 목표는 하동군의 100년 먹거리 마련이다.

녹차 세계화의 첫 사업으로 11일 악양면 평사리 들판에서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 100년 먹거리, 평사리 10차산업 선포식’을 가졌다. 생산(1차), 가공(2차), 관광 체험(3차)에 정보·의료·교육과 문화(4차)를 결합한 생명산업은 10차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도 있다. 지리산 자락 1000m 이상의 산악지역에 총연장 50km의 궤도열차를 건설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의뢰해 사업과 노선 등을 개발할 생각이다. 삼성궁∼악양∼화개를 잇는 구간이 유력하다. 해발 1200m에 ‘상상미술관’도 지을 계획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폴 게티 미술관이 모델이다. 그는 “게티 미술관을 제대로 보려면 일주일이 걸린다”며 “세계 최고의 미술품,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전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6성급 호텔을 짓기 위해 리조트 전문업체와도 협의 중이다. 이 호텔에 묵으면서 상상미술관을 관람하고, 궤도열차를 타고 지역 명소를 둘러보는 체류형 관광을 밑그림으로 한다. ‘탄소 제로(0) 마을 10개 조성’도 그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책. 의신, 목통, 단천마을은 이미 탄소 제로 마을로 지정했다. 조성이 끝나면 육지에서는 유일하게 유네스코에 탄소 제로 마을로 등재한다는 구상이다.

윤 군수는 “스위스 융프라우처럼 100년을 먹고살 수 있는 관광산업의 기틀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모든 사업의 열매를 임기 내에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직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초선인 그는 “선출직 공직자가 다른 선거에 나서기 위해 중도 사퇴를 하면 일정액의 비용이라도 부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 낭비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내년 도지사 선거에서 경합이 예상되는 현직 국회의원들을 견제하고 있는 셈이다.

하동종고, 진주농전(현 경남과학기술대)을 졸업하고 1975년 남해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윤 군수는 “주민만을 바라보고 쉼 없이 국내외를 다니면서 고민한다”며 “다양한 상상을 현실에 접목하고 최선을 다해 추진하면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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