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아저씨’ 캠퍼스 순찰, 서울대서 점차 사라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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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건물 무인경비시스템 도입… 기존 인력 다른 건물에 재배치
학생 “사람 냄새 사라지는것 같아”

서울대 ‘경비 아저씨’가 사라진다.

9일 서울대에 따르면 1일부터 관악캠퍼스 전체 220개 건물 중 인문대와 사범대, 자연과학대 25개 건물에서 통합경비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통합경비시스템은 각 건물에 중앙관제센터가 관리하는 폐쇄회로(CC)TV와 센서를 설치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보안직원이 출동하는 방식이다.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보안 서비스 제공이 취지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과 함께 학교 측은 신규 경비원 채용을 중단했다. 해당 건물에 근무하던 기존 경비원들은 다른 건물로 분산 배치됐다.

학생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조인규 씨(26)는 “보안업체 직원들이 신고 후 얼마나 빨리 올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건물마다 배치된 경비가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반면 이모 씨(여·24)는 “경비 아저씨 대부분이 고령이다 보니 근무시간에 잠을 자는 모습도 자주 봤다”며 시스템 도입을 환영했다.

캠퍼스에 ‘사람 냄새’가 사라지는 걸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모 씨(25)는 “강의실 전등이 고장 나거나 기물이 파손돼 공구가 필요할 때 경비 아저씨들이 마치 ‘맥가이버’처럼 나타나 도와주셨던 적이 많다”며 “보안 역할만 하는게 아닌데 점차 없어진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비원 이모 씨(67)는 “사람 대신 장비를 쓰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며 “일반 아파트처럼 곧 캠퍼스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동료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 “3개 단과대 건물에서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며 “통합경비시스템을 다른 단과대까지 확대해 전면 시행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대에는 경비원 161명이 근무 중이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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