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연구동호회 발명품 현장 보급

  • 동아일보

물탱크 급수용 호스 고정 장치… 전남소방본부, 소방서 10곳에 보급

 재난재해 현장에서 쓰이는 소방장비의 개선을 연구하는 소방관 모임인 ‘119에디슨 소방장비 개발 동호회’의 첫 발명품이 일선 현장에 보급됐다.

 전남소방본부는 119에디슨 소방장비 개발 동호회가 만든 물탱크 급수용 호스 고정 장치(유격 방지 기구·사진)를 일선 소방서 10곳에 보급했다고 1일 밝혔다.

 고정 장치는 물탱크 급수 작업의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급수 작업은 소방관, 공무원, 주민들이 소방차에서 물탱크로 물을 채우는 20∼30분 동안 호스를 잡고 있어야 했다. 물탱크가 큰 경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뒤 매달려 급수 작업을 해야 했다. 사람이 호스를 잡고 있어 물 공급을 강하게 할 수 없고 미끄러져 떨어질 위험도 컸다.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 방역 현장에서 소독약에 쓰이는 물을 채우거나 가뭄으로 인한 급수 작업을 할 때도 어려움이 많았다. 소방관 한 명이 근무하는 119지역대가 급수 요청을 받고 출동할 때는 민원인이 소방호스를 잡고 있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고정 장치는 사람 대신 호스를 고정시켜 줘 소방관 등의 육체적 피로를 줄이고 추락 등 안전사고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119에디슨 소방장비 개발 동호회는 내년에 새로운 벌집 제거 장비를 보급할 예정이다. 기존 벌집 제거 작업은 안전복을 입은 소방관이 사다리를 탄 채 모기약 등을 뿌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동호회에서 만든 새 장비는 뜨거운 물을 분사해 벌집을 제거하는 친환경 방식이다. 벌이 뜨거운 물에 약하다는 특성을 활용한 장비로 예산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소방관이 사다리를 타지 않고 벌집 제거 작업을 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다.

 2015년 12월 결성된 동호회에는 전남소방본부 소방관 35명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 모임을 갖고 재난재해 현장에서 사용되는 소방장비 개선과 새로운 장비 개발을 논의한다. 회원들은 각종 장비를 개발해 소방관의 안전은 물론이고 국민의 안전까지 지키겠다는 각오다.

 황선우 119에디슨 소방장비 개발 동호회장(49·순천소방서 지방소방위)은 “소방장비 상당수가 수입품이어서 한국 상황에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각종 소방장비 개발을 통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장기적으로 수출까지 하는 소방강국 한국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소방장비#소방관 연구동호회 발명품#물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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