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출판 도매상 ‘송인서적’ 부도로 사업 접기로… 출판계 패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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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서적 홈페이지 캡처
송인서적 홈페이지 캡처
국내 2위 출판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맞고 사업을 접기로 해 출판계가 충격에 빠졌다. 송인서적은 2일 만기가 돌아온 어음 50억 원을 막지 못했다.

송인서적은 "경영 상황 악화로 회생이 불가해 청산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앞서 2일 송인서적은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영업을 중단한다는 글을 올렸다. 송인서적은 "지난 몇 달간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어떻게든 최악의 상황은 면해보려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도저히 힘에 부쳐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피해액 규모는 출판사는 470억 원, 서점은 210억 원으로 파악됐다.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송인서적은 2000여개 출판사와 거래하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불황이 오래 지속된 데다 도매상끼리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송인이 버텨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송인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 부도가 났지만 정부가 500억 원을 긴급 지원하고 사장이 사재를 출연해 위기를 넘겼다. 당시 출판사들도 손해를 떠안았다.

송인이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다는 소식에 중소형 출판사와 작은 서점들은 패닉에 빠졌다. 한 중소 출판사 대표는 "어음 3000만 원에, 책 대금 5000만 원까지 모두 8000만 원을 날리게 됐다"며 "부도 가능성을 전혀 몰랐다가 이렇게 돼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간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중소 출판사 대표는 "1억 원 가량을 손해 보게 생겼다"며 "출고한 책을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대형 출판사는 손해를 감수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형 출판사와 소형 서점 가운데 상당수는 송인서적과 주로 거래한 곳이 많아 연쇄 부도가 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한국출판인회의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채권단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지만 가능성 여부는 미지수다. 권도연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산업과장은 "출판계와 논의해 어떤 방식으로 지원을 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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