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미군기지 주변 지하수, 벤젠 허용치 587배 초과 검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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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원 현황조차 파악못해 더 문제
‘美기지 조사결과’ 환경부서 공개 거부… 서울시 “반환 앞두고 정화계획 못세워”

 내년 말 반환을 앞둔 서울 용산 미군기지 주변의 지하수 오염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19일 공개한 ‘기지 주변 지하수 확산 방지 및 정화 용역’ 결과에 따르면 기지 주변에서 벤젠과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각각 허용 기준치의 587배와 512배가 넘게 검출됐다.

 지하철 녹사평역과 캠프 킴 기지에서는 지하수 유류 오염이 지속적으로 관측됐다. 서울시는 2001년부터 꾸준히 정화 작업을 벌였다. 녹사평역 주변 오염도는 2004년 최고 농도 대비 70% 감소, 캠프 킴 주변은 92%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하수법이 정한 허용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녹사평역 주변에서 벤젠은 L당 8.811mg으로 정화 기준(0.015)의 587배, 캠프 킴 주변의 석유계총탄화수소는 L당 768.7mg으로 정화 기준(1.5mg)의 512배였다. 서울시는 “2017년 말 용산기지 반환이 이뤄지는 걸 감안할 때 하루빨리 오염원 치유 계획과 용지 관리 방안이 수립돼야 하는데 현재는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군기지 내부 조사는 작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그러나 조사를 진행한 환경부는 결과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2013년 6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열어 주한 미군사령부와 3차례에 걸쳐 내부 환경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권기욱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된 뒤 시민이 원하는 국가 공원으로 재탄생하려면 국토교통부 환경부 서울시가 서로 협조해 정화 계획과 후속 조치 방향을 공동 수립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용산#오염#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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