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자동화 설비로 고품질의 의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파크랜드 해운대 반여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제품 생산과정을 살피고 있다. 파크랜드 제공
국내 남성복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파크랜드는 1973년 설립된 의류 생산 기업이다.
부산 금정구에 있는 ㈜파크랜드 본사에는 1970년대 수출을 주도했던 대한민국 봉제산업의 화려한 추억이 서려 있다. 당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지방시, 이브생로랑, 크리스티앙디오르, 발망 등 명품 셔츠를 생산하던 공장을 고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크랜드는 창립 초기 영국과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OEM 방식으로 셔츠를 만들어 수출하는 중소 무역회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기술력만큼은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노동운동이 확산되면서 임금이 1년에 30%, 40%로 급상승했다. 이윤이 적은 임가공 수출만으로는 회사 운영이 어려웠다. 이때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내수시장이었다.
전국에 650개 점포의 유통망을 갖춘 종합패션그룹인 파크랜드의 강원 강릉죽헌점 매장 전경. 파크랜드 제공 백화점과 재래시장으로 양분됐던 남성복 시장에서 대중적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으로 틈새를 노렸다. ‘거품을 뺀 좋은 옷 좋은 가격’이란 광고카피로 주목을 끌었다. 당대 최고 모델인 박상원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수출 중심에서 내수시장으로의 사업구조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현재는 남성복과 여성복 스포츠웨어 등 10개가 넘는 패션 브랜드와 전국 650개 유통망을 갖춘 종합패션그룹으로 도약했다. 곽국민 대표이사 부회장은 “국내 수천 개의 봉제기업이 사라졌지만 파크랜드가 생존기업 1%에 포함될 수 있었던 비결은 품질과 생산성”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패션기업들이 고임금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릴 때도 이 회사는 오히려 최첨단 자동화 설비에 주력했다. 대부분의 상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섰다. 패션 노하우는 다른 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강점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한국인의 체형과 비율에 맞는 패턴, 신뢰하는 색깔, 편안함을 주는 소재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한다. 대표 상품인 정장은 금형 기술로 예리한 각이 생명인 옷깃(칼라)과 매끈한 어깨곡선 등을 잘 살려낸다. 노하우와 자동화 설비가 결합된 파크랜드의 기술력이다.
원단에 따라 품질이 판가름 나는 슈트에는 국제품질기준에 맞는 양모를 쓴다. 주력 소재인 메리노 양모는 세계 명품 슈트 브랜드에서 쓰고 있는 고급 소재다. 최근에는 기능성 수요의 증가로 쿨맥스, 라이크라와 같은 프리미엄급 소재도 쓴다.
해외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2005년 중국 다롄(大連)에 대형 의류공장을 세웠다. 또 같은 해 인도네시아 반텐 세랑에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의 스포츠화를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신발공장을 설립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스마랑에 세 번째로 준공한 공장에는 근로자 2만2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파크랜드는 아디다스와 뉴발란스를 생산하는 전 세계 38개 공장 가운데 2014년부터 2년 연속 공장 경영과 최고품질 우수상을 받았다. 이 여세를 몰아 2019년에는 연매출 8000억 원, 연간 6000만 켤레의 스포츠화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신발기업으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곽 부회장은 “파크랜드는 의류와 신발은 물론이고 다양한 패션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 패션문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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