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상주 농약사이다’ 할머니 무기징역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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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의심 여지 없고 구호조치 안해”

경북 상주에서 사이다에 살충제를 넣어 6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80대 할머니에게 대법원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9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83·여)에 대해 “박 씨가 사이다병에 농약인 메소밀을 넣어 살인 등의 범행을 저지른 것임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증명됐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씨의 집 풀숲에서 메소밀이 검출된 박카스 병이 발견된 점, 해당 박카스 병이 박 씨 집안에서 발견된 나머지 9병의 박카스 병과 제조번호와 유효기간이 일치하는 점, 박 씨가 거주하는 마을의 다른 40가구에서 같은 제조번호와 유효기간의 박카스 병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박 씨가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조치를 충분히 할 수 있었고 현장에 박 씨 외에 달리 구호조치를 할 사람이 없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지난해 7월 상주시 공성면의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메소밀이라는 살충제를 몰래 넣어 이를 마신 같은 동네 할머니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중태에 빠뜨린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구속 기소됐다. 박 씨는 다른 할머니들과 화투를 치다가 다툰 뒤 분을 품고 이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는 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박 씨는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대법#상주#농약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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