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해수욕장 5년 만에 재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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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처럼 슬픈 눈망울을 가진 아름다운 섬 소록도.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해수욕장이 화합과 상생의 의미를 담아 5년 만에 재개장했다.

고흥군 도양읍과 도양읍번영회는 소록도 해수욕장을 5년 만에 재개장해 다음 달 16일까지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소록도 입구에 위치한 해수욕장은 은빛 백사장이 1.2km에 달하고 70, 80년생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해수욕장에서는 길이 2km의 사장교인 거금대교도 조망할 수 있다. 고흥군은 소록도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화장실, 샤워장,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정비하고 수상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소록도해수욕장은 2010년까지 운영되다 폐쇄됐다.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의 쓰레기 투기와 고성방가 등이 원인이었다. 소록도해수욕장의 재개장은 한센인들과 도양읍 주민들의 화합과 상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소록도와 도양읍은 차량으로 5분 거리다. 소록도와 도양읍 녹동항은 직선거리로 600m다.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거리지만 소록도 한센인들은 한때 도양읍 일부 상가에서 음식을 사 먹지 못할 정도로 먼 이웃이었다. 도양읍 일부 상인이 판매를 거부해 한센인들은 고흥읍이나 보성 벌교, 순천으로 나가야 했다.

유영재 도양읍번영회장(68)이 2014년 7월 취임한 이후 한센인 손님에게 음식을 팔지 않던 일부 상인을 설득했다. 유 회장은 상인들에게 “소록도를 연간 30만, 40만 명이 찾고 대통령 후보도 봉사활동을 한다”라며 “가까운 이웃인 한센인들을 껴안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유 회장은 “이런저런 노력 덕분에 소록도 주민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도양읍번영회가 최근 소록도해수욕장 재개장을 요청하자 소록도 주민들은 반대하지 않았다. 소록도 주민 박모 씨(67)는 “이웃인 도양읍 주민들과 상생과 화합을 하는 차원에서 해수욕장 재개장에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소록도병원 측은 해수욕장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 내년에는 개장하지 않을 수 있다며 ‘조건부 허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소록도#소록도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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