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 때 수치만큼 유용한 도구 없어”

  • 동아일보

보성군 인구-동함평산단 면적 등… 인터뷰 하며 정확한 수치 제시해

평소 잘 아는 사람을 인터뷰하는 것은 좀 부담스럽다. 그것도 자주 통화하고 만나는 사이라면 더욱 그렇다. 살아온 면면을 잘 아는 터에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기가 쉽지 않고 기사를 쓰는 데도 사적인 감정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청 대변인실에 근무하는 윤영주 사무관이 그랬다. 그가 맡은 홍보지원팀장이라는 자리는 출입기자와 가까울 수밖에 없다. 보도자료 배포 등 업무뿐만 아니라 취재 편의까지 일일이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전남도청을 15년 넘게 출입하면서도 윤 사무관이 ‘투자유치의 달인’이라는 사실은 이달 초 처음 알았다. 기초단체장들이 투자유치 공로로 도청 사무관에게 상을 주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성군수는 얼마나 고마웠던지 월례조회 때 전체 직원과 주민 등 500여 명을 모아놓고 그에게 표창장을 줬다. 3년 치 지방세 수입을 한 해에 올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3시간 넘게 인터뷰를 하면서 그가 무척 숫자에 밝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면 보성군의 인구가 ‘4만5349명’이라거나, 동함평산단의 면적이 ‘73만5080m²’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는 “기업유치를 할 때 정확한 수치만큼 유용한 설득 도구가 없다”면서 “재무제표를 꿰뚫고 업체가 몇 건의 실용실안특허를 보유하는 것까지 이야기하면 사인하지 않을 업체가 없다”며 웃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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