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귀빈선물로 만든 ‘녹차 전도사’

  • 동아일보

윤상기 하동군수의 녹차사랑 화제

‘대통령님께 차 한 잔 우려내어 하동의 향기를 전합니다. …찻잎을 따서 덖고 비비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는 전통 방식의 하동녹차는 대한민국 대표 상품이자, 문화와 예술을 아우르는 최상의 명품으로 세계 어느 곳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윤상기 하동군수(61·사진)는 2014년 7월 취임하자마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청와대를 방문하는 내외 귀빈용 선물로 하동녹차를 사용해 달라는 내용. 이후 청와대는 담당자를 하동으로 보냈다. 그리고 청와대 납품을 결정했다. ‘시골 군수’의 간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윤 군수의 녹차 사랑은 유별나다. 하동군 홈페이지에 띄우는 자신의 이름(상기)을 딴 ‘상상을 기적으로, 하동 희망편지’에도 ‘천년을 이어온 맛 하동녹차’ ‘하동녹차 참숭어 미국 수출’ 등을 자랑한다. 20회 야생차 축제를 앞두고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차향(茶香)을 담아 하동 첫물차를 보냅니다’라는 장문의 편지와 함께 녹차를 유력 인사들에게 선물했다.

그는 요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하동으로 초대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 축하 메시지에서 하동을 아름다운 곳으로 극찬했기 때문. 시 주석은 이 메시지에서 신라 시인 최치원이 ‘호중별천(壺中別天)’이라는 시를 통해 ‘동방의 화개동은 항아리 속의 별천지라네’라고 노래한 부분을 인용했다. 윤 군수는 시 주석에게 “하동을 널리 알려준 데 대해 군민 모두가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에 시 주석 부부가 하동을 찾아 달라”는 정성이 담긴 장문의 편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친분이 있는 옌펑란(閻鳳蘭) 주부산 중국 총영사 등 인맥을 활용해 ‘섭외’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하동 방문이 실현되거나 적어도 편지의 답장이 온다면 윤 군수와 5만 하동군민의 ‘상상’은 다시 ‘기적’이 된다. 하동녹차를 중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계기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군수는 경남도 공보관, 문화관광국장, 합천과 하동군 부군수, 진주시 부시장을 거쳤다. 그는 “2030년 인구 16만 명을 목표로 관광과 산업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동=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하동#녹차#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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