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재소환해 출시경위 조사… 보고서 조작혐의 서울대교수 구속
“가습기살균제 폐손상 위험 116배”… 질본, 연구 3년 뒤에야 학술지 게재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지난달 26일 한 차례 조사를 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를 9일 오전에 재소환한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기 전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실험을 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한 책임을 물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모 전 옥시연구소장과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인 세퓨를 유통한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전 대표 오모 씨도 9일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가습기 살균제 유통 과정에서 피해를 방치한 외국인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도 임박했다. 검찰은 2005년 6월부터 5년간 옥시 한국법인을 이끈 존 리 전 대표(48·미국)와 2010년 5월부터 2년간 옥시 한국법인 대표를 지낸 거라브 제인(47·인도) 등 6, 7명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가습기 살균제 유통 과정에서 유해성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은폐하고 제품을 팔아 왔는지,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는지가 집중 조사 대상이다.
앞서 옥시레킷벤키저에서 뒷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57)는 7일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돼 구속 수감됐다. 검찰은 조 교수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출국 금지된 호서대 유모 교수(61)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PHMG가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소비자는 그러지 않은 이웃 일반 주민보다 폐 손상 위험이 1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3년 PHMG로 인한 폐질환이 의심되는 환자 16명과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인 60명의 환경 요인과 건강 상태를 비교한 결과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결론을 2013년에 도출하고도 3년이 흐른 올 3월에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지난해에야 논문 작성이 끝나 올해 게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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