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투자하면 대박”…中동포-노인 속여 350억 뜯은 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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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정에 어두운 중국동포 등을 대상으로 영화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수백억 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해 투자자 686명에게서 350여억 원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유사수신업체 대표이사 송모 씨(60)를 구속하고 이모 씨(49)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업설명회를 열어 1구좌에 42만 원을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투자한지 2주가 지난 시점부터 5주 동안 11만 원씩 배당금을 지급해 55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였다. 또 신규 조합원을 소개하면 별도로 1구좌당 3만 원씩 추천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귀화한 중국동포 2명을 등기이사로 고용해 ‘영화 사업에 투자하면 대박을 낼 수 있다’고 속이자 한국 물정에 어두운 중국동포들과 60대 이상 노인들이 대거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투자받은 돈의 대부분은 배당금을 ‘돌려막기’하는데 사용했고, 영화 투자에 쓰인 돈은 5억 원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영화의 흥행 실패로 투자금 대부분을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A 주식회사’라는 상호를 내걸고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투자자들이 다단계 업체로 의심하자 이름을 협동조합으로 바꾸는 등 치밀하게 사기를 계속 쳤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협동조합을 사칭한 유사수신업체가 성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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