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게 5년만에 공식 사과 “포괄적 보상 진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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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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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수많은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마침내 피해자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는 2일 오전 11시께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과 드린다. 당사는 피해를 보상해드리고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아타 샤프달 대표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우선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1등급과 2등급 장애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포괄적인 피해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여기에 더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고통 받으신 다른 분들을 위해서는 저희의 인도적 기금이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샤프달 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옥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큰 고통을 겪으신 피해자분들을 위해 2014년 출연한 50억원의 기금 외에 50억원을 추가해 총 1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옥시는 앞으로 독립 기구를 만들어 ‘포괄적인 피해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옥시는 아울러 타 제조·판매사가 함께 조사·보상 절차를 진행해줄 것도 제안했다.

옥시가 기자회견을 열어 전면에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5년만이며 문제의 제품(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출시한 지 15년 만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제품 피해자들이 단상으로 몰려들어 "이제서야 사과하면 뭐하냐" 등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항의하면서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파악한 가습기 살균제 전체 피해자수는 사망자 94명 등 총 221명에 달한다. 이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사망자 70명 등 177명으로 알려졌다.

레킷벤키저는 지금까지 옥시는 독립법인 회사로 제조·판매에 대한 책임 역시 본사가 아닌 옥시에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검찰수사 본격화되고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자 대표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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