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우울증 호소…심리적 후유증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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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상당수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심리적인 후유증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심층적인 면접을 실시한 결과 성인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건강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서울아산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들이 피해자 44명(성인 29명, 소아청소년 15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심리결과 내용이 담긴 ‘환경보건센터 보고서’는 서울아산병원이 지난해 진행한 심층심리면접 결과를 토대로 1월 환경부에 제출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성인 심층면접 대상자 중 58.6%에 해당하는 17명은 우울증을 보였다. 성인 심층면접 대상자 중 17.2%(5명)는 수면장애를 겪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 성인도 10.3%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소아청소년들의 심리적인 후유증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들이 가장 흔히 겪는 증상은 불안장애였다. 3명 중 2명꼴인 66.7%(10명)이 불안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소아청소년도 40%(6명)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아산병원 측은 “처음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보고 됐던 2000년대에는 심리치료도 부족해 사실상 피해자들이 심리적 지원 없이 스스로 정신적인 후유증을 극복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많은 피해자들이 증상을 호소하는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현석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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