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근무시간 길어질수록 남편도 우울감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7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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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남편의 우울감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 또한 남편의 근무시간이 일주일에 60시간을 넘어가거나 직업이 아예 없으면 우울감이 커졌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일을 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불행해진다는 ‘교훈’이다.

서울대·연세대 의대(예방의학교실) 합동 연구팀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부부 8056쌍을 대상으로 배우자의 근무시간에 따른 우울 정도를 분석해 그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산업보건(Industrial Health) 4월호에도 실렸다.

연구팀은 이들의 근무형태를 △무직 △주 40시간 미만 근무 △주 40시간 이상~50시간 미만 근무 △주 50시간 이상~60시간 미만 근무 △주 60시간 이상 근무로 구분하고 배우자의 근무형태가 본인의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편은 아내가 무직일 때보다 근무시간이 지나치게 길 때 약 2배 가까이 더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가 무직일 때 우울하다고 대답한 남편은 전체의 7.1% 수준이었다. 이 수치는 아내가 주 60시간 이상 근무할 때 13%로 높아졌다. 아내의 근무시간이 △주 40시간 미만일 때와 △주 50시간 이상 60시간 미만일 때 각각 전체 남편의 10.7%와 11%가 우울하다고 대답했다.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감도 차츰 더 커졌다.

아내는 남편의 근무시간이 주 40시간에서 50시간 미만 사이가 가장 적절하다고 봤다. 이보다 근무시간이 줄거나 길어지면 우울감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근무시간이 주 40시간에서 50시간 미만일 때 우울하다고 답한 아내는 14% 정도였다. 남편의 근무시간이 주 60시간 이상이면 아내의 17.5%가 우울하다고 답했다. 남편이 무직일 때 우울감이 20.4%로 가장 커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일과 가정이 양립이 안 되면 본인 뿐 아니라 서로를 보살피고 위로하는 가족의 기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근무시간 단축을 사회와 가정의 복지문제로 보고 정부도 근무시간을 줄이려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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