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20명 불법도박 수사… 고교생 선수가 300만원 베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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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 “출전금지”… 빙속팀은 집단음주

쇼트트랙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빙상계가 충격에 빠졌다. 6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고교생 김모 군(18) 등 쇼트트랙 선수 5명은 지난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접속해 200만∼300만 원씩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20여 명의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 고교와 대학 선수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자체 조사를 시작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불구속 입건된 선수 중 김 군은 지난달과 4월 초에 열린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에서 8위 안에 들어 9∼10월에 열리는 3차 선발전 진출권을 따냈다. 빙상연맹은 1, 2차 선발전을 통과한 나머지 7명에 대해서도 불법 도박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빙상연맹 고위 관계자는 “일단 김 군 말고 다른 7명에게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소명을 들었다”며 “단체 합숙 중 도박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빙상연맹은 “경찰에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선수들은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연맹 주최 대회 출전을 금지하고 대표 훈련 등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대표팀에 소집되면 도박 범죄와 관련해 별도 교육을 하고 서약서까지 받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참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일선 쇼트트랙 지도자는 “한창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할 학생 선수들이 왜 그렇게 ‘잿밥’에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선수 A 씨는 “후배들을 탓하기 전에 선배들이 후배들을 잘 보살피지 못했구나 하는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고교생이 포함된 스피드스케이팅 상비군 선수들이 지난달 훈련 기간에 집단 음주를 하다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빙상연맹은 7일 “지난달 22일 밤 상비군 훈련을 하던 선수 20여 명이 코칭스태프가 잠든 사이 숙소 인근 다리 밑에서 술을 마시다 순찰하던 경찰에게 발각돼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고 밝혔다.

유재영 elegant@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쇼트트랙#불법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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