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여성, 외국인, 장애인 등 대학 내 다양한 소수 집단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총장 직속기구인 ‘다양성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국내 대학이 소수자를 배려하는 공식 기구를 총장 직속으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는 다양성 정책연구와 현안조사를 통한 연례보고서 발간,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홍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대는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다양성 측면에서는 다른 사립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기준 서울대 교수 2075명 중 여교수는 302명(14.6%)에 그쳤다. 이 수치는 국내 사립대 평균인 24.6%보다 낮을 뿐 아니라 정부가 권하는 여교수 비율인 20%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미국의 명문 대학인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의 여교수 비중이 27∼28%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해 서울대가 양성 평등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신입생의 출신 고등학교가 갈수록 수도권에 집중된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최근 3년간 서울대 신입생 중 수도권 고교 출신은 2013년 1927명(58.7%), 2014년 2019명(61.7%)에 이어 지난해에는 2062명(63.3%)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대는 여교수회의 제안으로 학내 다양성 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7월 다양성위원회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2월 위원회를 발족했다. 초대 위원장을 맡은 노정혜 생명과학부 교수는 “양성 평등을 포함한 학내 다양성을 증진해 서울대의 건강한 발전을 꾀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양성위원회에는 위원장 외에 주요 보직교수와 학생, 직원, 외국인, 외부 위원 등 15명의 위원이 구성원으로 참가한다. 하버드대 다양성 담당 부총장인 주디스 싱어 교수는 23일 열리는 서울대 다양성위원회 창립 포럼에서 ‘왜 다양성인가’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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