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랑방 된 ‘서천군 기벌포영화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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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52일만에 관람객 1만명 돌파

기벌포영화관에 서천군 주민들이 모여 있다. 20년 만에 문을 다시 연 영화관은 주민들의 문화사랑방으로 곧바로 자리를 잡았다. 서천군 제공
기벌포영화관에 서천군 주민들이 모여 있다. 20년 만에 문을 다시 연 영화관은 주민들의 문화사랑방으로 곧바로 자리를 잡았다. 서천군 제공
충남 서천에 1월 9일 문을 연 도내 1호 작은영화관 ‘서천군 기벌포영화관’이 개관 52일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돌파했다.

7일 서천군에 따르면 설 연휴가 있었던 2월 한 달간 기벌포영화관을 다녀간 관객 7000명을 포함해 개관 이후 2월 말까지 모두 1만307명의 관람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경북 고령군 작은영화관이 개관 두 달, 전남 나주시 작은영화관이 4개월 만에 누적관객 1만 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할 때 영화관에 대한 서천군민의 관심과 향수가 높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동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대박 영화는 틀지 않고 최신 개봉작 4, 5편을 2개 관에서 상영했는데도 관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룬 ‘귀향’이 큰 인기를 모았다. 서천군 관계자는 “주변 지역의 멀티플렉스가 개봉 초기 상영하지 않았던 귀향을 기벌포영화관에서 개봉 초기부터 상영했다”며 “반응이 너무 좋아 상영 횟수를 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벌포영화관은 상영관은 2개에 불과하지만 시간대를 바꿔가면서 여러 연령층의 취향을 골고루 맞춘 7, 8개의 영화를 매일 상영한다. 최근 이집트의 오시리스 신화에 기반을 둔 ‘갓 오브 이집트’와 전도연과 공유가 출연한 멜로영화 ‘남과 여’를 상영하기 시작했다.

서천읍 신창리 옛 장항역의 서천미디어문화센터에 자리 잡은 기벌포영화관은 충남도와 서천군,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영화관 사업에 힘입어 20년 만에 동네 영화관 시대를 다시 열었다.

서천에는 장항제련소가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천극장, 장항극장, 장항중앙극장 등 3개의 극장이 성황리에 운영됐지만 지역 경제 침체로 1990년 초반 모두 문을 닫았다. 그 이후 서천 주민들은 국가산업단지가 건설되면서 상대적으로 상권이 활성화된 인근 전북 군산시로 영화를 보러 가야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기벌포영화관#서천미디어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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