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지방교육재정 알리미, 교육의 질 높이는 계기 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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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
직장 때문에 대전에서 대구로 이사한 어느 학부모가 두 지역 간의 교육 여건이 같은지 다른지 궁금해했다. 대전과 대구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어떤지, 방과 후 학교나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1인당 교육비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고 싶어 교육청에 다니는 지인과 친분이 있는 교육학 전공자에게 물어봤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동안 시도 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을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 세부적으로 공개하거나 비교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교육재정 전문가들조차 실상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학부모의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지방교육재정 알리미는 17개 시도 교육청의 재정운용 상황 관련 정보와 자료를 비교해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지방교육재정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플랫폼도 이미 구축한 상태다.

이 알리미는 우리 초중등 교육에서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알리미는 지방교육재정 운용에 국민의 참여를 확대시킬 것이다. 지방교육재정의 세원은 바로 국민의 세금이다.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견 또한 최대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알리미를 통해 각 시도 교육청의 재원별 세입 및 주요 사업별 세출 등 핵심 재정항목 등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시도별 비교 자료 또한 공개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국민은 누구나 지방교육재정 운영 실태를 파악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둘째, 알리미는 지방교육재정의 효율적인 활용과 교육의 질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각 교육청 예산 담당자들이 어떤 활동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지,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고 운용해야 효과적이고 양질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어 예산을 관례나 임의대로 편성해 쓰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알리미 시스템 구축으로 예산 담당자들은 다른 교육청, 특히 여건이 유사한 교육청에서 비슷한 활동에 얼마나 어떻게 예산을 편성하여 운용하는지 참조할 수 있게 되었다.

지방교육재정 알리미는 교육활동 관련 주요 테마별 교육재정을 시도 교육청 간에 비교 분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육통계 서비스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학교 알리미 등 유관 시스템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혁신적인 지방교육재정 알리미 공개 서비스가 교육의 전 분야로, 그리고 교육 외 다른 행정 분야로도 확산됐으면 좋겠다.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
#지방교육재정#교육#알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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