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환자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일 03시 00분


[부산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

박태식 주임과장
박태식 주임과장
“허리디스크에는 등산이 좋다고 하던데요.”

50대 여성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등산을 피하는 게 좋다고 했더니 놀라서 반문했다.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이 환자는 통증이 좀 가라앉는가 싶더니 최근 심해졌다고 했다. 통증의 원인이 ‘무리한 등산’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는 “허리 아픈 데는 걷기가 특효”라는 주변의 권유로 매주 등산을 다녔다.

진료를 하다 보면 이처럼 “요통에 등산이 좋다”고 알고 있는 환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요통은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 단순히 근력 저하로 인한 근육통인지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인대나 골조직이 두꺼워져 주변 신경을 압박하며 나타나는 질환)에 의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근력 저하로 인한 요통이나 가벼운 협착에 의한 것이면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디스크나 심한 협착에 의한 것이면 등산은 피하는 것이 답이다.

험하고 울퉁불퉁한 산을 무리하게 오르내리면 골반과 척추에 불균등한 충격이 전달된다. 이때 디스크나 협착으로 요통이 발생한 환자는 손상된 디스크나 인대 근육에 무리가 가해져 통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꼭 등산을 하고 싶으면 험하고 가파른 데보다 경사가 낮고 완만한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요통환자에겐 가벼운 걷기를 권한다. 걷기 운동은 척추와 하체 근력을 강화해주기 때문에 심한 협착증이나 전방전위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요통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척추를 세워 주는 척추 기립근과 복부 근육을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요통으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 심폐지구력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매일 꾸준히 걸으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또 유산소 운동은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통증을 덜 느끼도록 해준다.

걷기 운동은 특히 허리디스크 환자에겐 기본적으로 디스크의 압력을 줄여주고 펌프작용을 통해 척추 지지근의 기능을 강화한다. 동시에 척추 관절의 유연성도 증가시켜 부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디스크의 부하를 줄일 수 있다.

걷는 자세도 중요하다. 하루 30분 정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몸을 5도 정도 앞으로 기울이고 시선은 10∼15m 앞을 주시하면서 뒤꿈치를 시작으로 발바닥 전체를 내디디면서 걸으면 된다. 팔은 가볍게 흔들고 보폭은 적당해야 한다.

원인에 따라 걷기 방법이나 강도를 달리해야 하는 요통은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아래 운동 방법과 시간, 난이도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태식 주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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