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 딸 학대해서…” 30대 女, 동거남 살해 후 자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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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동거남이 학대한다며 30대 여성이 동거남을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동거남 천모 씨(37)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정모 씨(35·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17일 오전 2시 10분경 서울 양천구 신월동 자택에서 술에 만취해 잠든 천 씨를 넥타이로 목 졸라 숨지게 했다. 경찰은 정 씨가 동거하면서 천 씨에게 쌓인 불만이 누적돼 의도적으로 천 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딸을 천 씨가 자주 때리고 어머니도 안 좋게 얘기해 다툼이 잦았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시 정 씨의 딸 A 양(7)은 옆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2011년 전 남편과 사별한 정 씨는 중학교 선배인 천 씨를 동창회에서 만나 2012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둘은 결혼식을 올리거나 혼인신고를 하지는 않았다. 맞벌이를 하며 정 씨의 딸 A 양과 함께 살던 이들은 천 씨가 딸을 때리기 시작하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정 씨는 경찰에서 “딸이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도 (천 씨가) 입학 준비를 위한 옷과 가방도 사주지 않는 등 딸을 방치했다”고 말했다. 한 이웃 주민은 “지난해 여름에도 두 사람 집에서 여자아이가 울고 남녀가 다투는 소리가 창문 밖으로 자주 들렸다”고 말했다.

정 씨는 17일 천 씨를 살해한 뒤 딸을 데리고 친정집으로 갔다. 정 씨는 친정 부모에게 범행사실을 털어놓고 같은 날 오전 6시경 자택에서 경찰에 연락해 자수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김동혁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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