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탈북민으로 친자매처럼 지낸 주명희 씨(오른쪽)에게 자신의 신장을 나눠주기로 한 손하나 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좌절될 뻔했던 탈북민 사이의 신장 이식 수술이 마침내 성사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북한 이탈 주민 손하나 씨(48·여)가 다른 북한 이탈 주민 주명희 씨(40·여)에게 신장을 이식해 주는 수술이 28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2011년 탈북한 손 씨는 하나원(북한 이탈 주민 정착 지원 시설)에서 알게 된 주 씨와 친자매처럼 지내 왔다. 그런데 주 씨가 신장이 나빠지면서 이틀에 한 번꼴로 인공투석을 받는 처지가 되자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손 씨는 올해 초 한 대학병원을 찾아가 신장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장기이식법에 따라 기증자는 보호자의 동의와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런 사연이 10월 말 동아일보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손 씨는 유전자형 검사를 다시 받는 등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신장을 떼어 줄 수 있게 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 형편이 좋지 않은 주 씨를 위해 운동본부 측은 수술비를 후원할 예정이다. 손 씨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끼는 동생에게 신장을 기증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명희가 수술 이후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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