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학정연우서회전’ 17일부터 광주서 개최

  • 동아일보

성리학 대가 하서 詩文 선보여

하서 선생이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를 행초서로 쓴 학정 이돈흥 선생의 작품. 학정연우서회 제공
하서 선생이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를 행초서로 쓴 학정 이돈흥 선생의 작품. 학정연우서회 제공
국제서예가협회장인 학정 이돈흥 선생(71)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서체인 ‘학정체’를 일군 한국 서예계의 거목이다. 학정연우서회는 학정 선생을 모시고 서예를 공부하는 문하생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현재 등록 회원이 250여 명, 거쳐 간 회원만 해도 1만여 명에 이른다.

한국 서예계를 이끌고 있는 학정연우서회가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한다. 17일부터 23일까지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 열리는 학정연우서회전이다. 이 단체는 1977년 첫 전시회를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회원전을 38회 열었다. 39회 회원전 주제는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하서 김인후 선생(1510∼1560)의 시문(詩文)이다. 전남 장성 출신인 하서는 퇴계와 쌍벽을 이루는 큰선비로 문묘에 배향된 동국18현(東國十八賢) 가운데 유일한 호남 사람이다.

회원들은 하서문집에 수록된 시 1600수 가운데 150수를 골라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서예 5체와 한글, 문인화 등으로 표현한 작품 110점을 선보인다. 작품에 찍는 도장인 전각도 전시한다. 회원들은 어려운 한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 옆에 한글로 주를 달았다.

유백준 학정연우서회장은 “호남지역 선현의 자취와 정신이 담긴 시문을 서예 작품소재로 삼아 예향의 품격을 높이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지역 출신 선현들의 정신세계를 조명하는 전시회를 자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하서 선생을 모시는 필암서원(사적 제242호)의 내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뜻도 담겨 있다.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은 호남 유림들이 하서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선조 때 창건한 사우(祠宇)로,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도 피해를 보지 않은 유서 깊은 곳이다. 062-222-4155, 360-8432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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