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EEZ 불법조업’ 中어선 폭력저항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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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어업관리단 선원 12명 조사… 쇠꼬챙이로 무장하고 단속 맞서

15일 오전 7시 10분 전남 신안군 가거도 남서쪽 85km 해상. 어업지도선 무궁화 5호(499t급)가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어선 10여 척을 발견했다. 무궁화 5호는 고속단정을 내려 중국 어선들을 대상으로 불법조업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

무궁화 5호 직원 7명이 탄 고속단정은 중국 어선 A호에 도착했지만 중국 어선은 철판을 두르고 선체에는 쇠꼬챙이 창살이 꽂혀 있었다. 선상 위에는 중국 선원 7명이 둔기를 들고 있었다.

고속단정 직원들은 완강한 저항태세를 갖춘 A호의 단속을 포기하고 무궁화 5호에서 물대포를 쏴 쫓아내기 시작했다. 이어 인근에 있던 다른 중국 어선인 B호를 발견하고 추격했다. 고속단정 직원들은 16km 정도 추격전을 펼친 후 오전 7시 38분경 선체 탑승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선원 리모 씨(26)의 머리가 10cm 정도 찢어져 병원으로 이송했다. 무궁화 5호는 B호를 전남 목포항으로 나포했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은 정선 명령을 어기고 도주하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배타적 경제수역법 위반 등)로 B호 선장 김모 씨(28)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관리단은 선장 김 씨를 포함해 선원 12명을 상대로 불법조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관리단이 올해 단속한 불법조업 중국 어선은 108척이다. 관리단은 불법조업 중국 어선을 지난해 62척, 2013년 159척, 2012년 167척, 2011년 172척을 단속했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여파로 단속실적이 감소했을 뿐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폭력적인 저항은 여전한 상황이다.

관리단은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중국 측 관공선과 함께 EEZ 해상에서 불법어업 근절을 위한 공동 순시를 했다. 관리단은 올해 중국 측과 공동순시 세 차례, 직원들이 배를 바꿔 타는 교차 승선을 두 차례 실시했다.

서해어업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불법조업 중국 어선이 철판과 쇠꼬챙이로 무장한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이 조타실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철판으로 용접하는 등 단속에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ez 불법조업#중국 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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