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아빠인 것으로 나타났다. 확대 개편된 육아휴직 제도가 시행되며 아빠 육아휴직자 수도 처음으로 6만 명을 넘어섰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육아휴직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임신 중이거나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20만6226명으로 1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육아휴직자의 29.2%는 아빠였다. 지난해 아빠 육아휴직자는 전년 대비 18.3% 증가한 6만117명으로 집계됐다. 육아휴직을 쓰는 아빠가 6만 명을 웃돈 것은 처음이다. 2015년까지만 해도 1만 명을 밑돌았던 아빠 육아휴직자는 2016년 1만1965명, 2018년 2만5062명, 2020년 3만8813명, 2022년 5만4565명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육아휴직 제도가 확대 개편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생후 12개월 이내 자녀의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3개월간 통상임금 100%를 주던 ‘3+3 부모육아휴직제’를 지난해 ‘6+6 부모육아휴직제’로 개편하고 대상 자녀도 생후 18개월 이내로 확대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2022년과 지난해 아빠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크게 개선됐다”며 “엄마가 육아휴직을 사용할지 선택권이 생기고 시기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엄마 육아휴직자(14만6109명)는 1년 전보다 0.9% 감소하며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부모 모두 직원 수가 300명 이상인 대기업에 근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아빠 10명 중 7명(67.9%)은 대기업에 소속돼 있었다. 엄마 역시 절반 이상(57.7%)이 대기업 재직 중이었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의 부모 가운데 작년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34.7%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10.2%로 처음 10%를 넘어섰다. 반면 엄마 육아휴직 사용률은 1.0%포인트 하락한 72.2%로 집계됐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부모 모두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에서 가장 높았다. 상대적으로 민간 기업에 비해 공공부문이 육아휴직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에 출산해 지난해까지 한 자녀만 둔 부모를 살펴보면 엄마는 자녀가 0세일 때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이 83.8%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아빠의 경우 6세(18.0%), 7세(15.4%) 등 비교적 자녀가 자란 뒤에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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