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스 “아이들이 따뜻한 가정 얻을수 있다면 입양부모가 동성커플이어도 상관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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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트복지회 60주년 맞아 방한… 제이컵스 美 아동문제 자문대사

“부모가 동성 커플인 것은 상관없습니다. 아이들이 따뜻한 가정을 얻을 수만 있다면….”

16일 오후 1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만난 수전 제이컵스 미국 국무부 대사(70·국제아동문제 특별자문위원 대사·사진)는 ‘동성 커플의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이컵스 대사는 미국 내 아동학대와 국가 간 입양 등 아동문제 분야 권위자다.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한 그는 15일 홀트아동복지회 개소 60주년을 맞은 기념행사에 기조연설을 했으며 보건복지부, 가정법원, 국회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아동정책에 관해 논의했다.

한국은 6·25전쟁 이후 발생한 수많은 고아들을 해외에 입양시켜 ‘아동 수출국’이란 오명을 얻은 적이 있다. 제이컵스 대사는 “전쟁으로 궁핍하고 힘들어 아동들이 해외에서 가정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이제는 한국도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동성 커플, 이성 커플 등 가정의 형태보다 중요한 것은 입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은 해외 또는 국내 입양에 앞서 부모가 무조건 입양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 입양 환경에 대한 조사도 엄격하게 진행한다. 또 입양할 때 부모가 “입양위탁기관이 지속적으로 양육 상태를 점검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계약을 맺어 추적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제이컵스 대사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아동문제는 ‘아동폭력’이라고 꼽았다. 지난해 미국에서 한국 출신 입양아 현수 군(당시 3세)이 양아버지로부터 폭행당해 숨진 사건에 대해서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비정부기구(NGO) 등이 참여한 유엔 파트너십이 발족됐다”며 “더 많은 국가들이 아동폭력의 문제를 ‘내 문제’로 여기고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입양#동성커플#홀트복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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