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터 공개 매각이 유찰됐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 첫 삽을 뜰 예정인 서울시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한전 터∼서울의료원·옛 한국감정원∼잠실종합운동장) 조성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달 12일부터 24일까지 터 매각을 위한 전자입찰을 진행한 결과 1곳이 응찰했지만 입찰보증금을 내지 않아 무효 처리됐다고 25일 밝혔다. 입찰에 참여한 회사는 삼성생명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과 함께 주변 한전 터를 낙찰 받은 현대자동차가 그룹 차원에서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아예 응찰하지 않았고 입찰에 참여한 삼성생명은 고심 끝에 보증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응찰자가 매각 예정가(9725억 원)의 10% 정도인 입찰보증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며 “내부 검토가 늦어질 경우 내년이 돼 다시 입찰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지 3만1543m², 건물 9개동(면적 2만7743m²) 규모의 서울의료원 터의 매각이 늦어지는 건 인근 한전 터, 한국감정원 터에 비해 사업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준주거지역으로 묶인 이곳은 용적률이 최대 400% 이내로 제한되고 공간 전체의 50% 이상을 관광·숙박 또는 문화·집회시설로 채워야 한다. 또 영동대로 바로 옆에 있는 한전 터에 비해 토지활용도나 상징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권해윤 서울시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장은 “자칫 ‘서울시가 대기업에 땅장사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할 수는 없다”며 “다소 시일이 늦어지더라도 강남 개발의 공공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사업자를 유치해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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