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관, 피해 女교사와 수차례 음주”

  • 동아일보

“내부 부패 지적하자 길들이기 음해”
‘성추행高 파문’ 서울교육청 내분 격화… 노조 ‘음주감사 여부’ 공익감사 청구

서울 서대문구 공립 A고교의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내분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음주감사 물의를 빚은 K 감사관이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외부에서 온 감사관을 공무원들이 길들이기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10일엔 시교육청 직원들이 “K 감사관이 A고교 피해 여교사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고 폭로하고 나선 것.

익명을 요구한 시교육청 관계자는 “K 감사관이 2일 (A고교) 피해 여교사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고 나갔다”며 “동석했던 한 직원이 다음 날 ‘늦게까지 술을 먹어 병가를 내겠다’고 하고 출근하지 않아 음주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K 감사관이 피해 여교사들과 수차례 식사와 음주를 하면서 피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 감사관은 지난달 26일 술을 마시고 피해 여교사들을 면담해 음주감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K 감사관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공공기관의 감사관은 “감사관이 피해자들과 별도의 자리를 가질 경우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 노조는 이날 “K 감사관의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피해 여교사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감사관 직위에 비춰볼 때 부적절한 행동이며, 업무 추진비를 쓸 수 없는 일요일(2일)에 감사관이 이를 쓴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K 감사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외부에서 온 감사관을 공무원들이 길들이기하고 있고, (감사실 직원들의) 부패를 지적하자 나를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 감사관은 두 명의 감사실 직원이 사립 유치원 비리를 적발하고도 고의적으로 은폐했고, 한 직원은 A고교의 성추행 교사와 상당한 친분이 있어 감사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10일 조희연 교육감 주재로 특별대책회의를 열고 “감사관의 음주 감사와 폭언 등 부적절한 언행, 성추행 및 감사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의혹에 대해 특별조사팀을 꾸려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덕영 firedy@donga.com·임현석 기자
#감사관#서울시교육청#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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