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에 사할린 동포 유동식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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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품바축제 31일까지 열려

충북 음성군은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수상자로 유동식 씨(76·음성군 음성읍 신천리·사진)를 선정해 28일 음성품바축제 개막식에서 시상했다. 유 씨는 평생을 이국에서 생활하다 5년 전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다. 올해로 4회째인 이 상은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 설립에 기여한 고 최귀동 할아버지(?∼1990년)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유 씨는 일제강점기 때 아버지가 징용으로 끌려가면서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릴 적부터 건설 현장을 전전하며 막노동을 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자존심을 지키며 생활하는 동포들을 위해 한인 모임을 꾸려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쳤다. 1997년부터 2009년까지 한인회 문화 담당자, 사할린 예술단장으로 등으로 12년간 활동하면서 해마다 수차례씩 각 지방을 순회하며 한인 동포를 위한 공연을 했다. 2009년 11월 5일에는 사할린 동포 35가구와 함께 꿈에 그리던 고국으로 영주 귀국해 음성에 터전을 마련했다. 이후 전국 최초로 사할린 적십자 봉사회를 결성해 음성군 적십자 봉사단체들과 함께 지역의 각종 행사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2010년부터는 전국 사할린 동포 초청 한마음 대회를 열어 영주 귀국 사할린 동포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했다. 그는 이런 공로로 한국 민족평화상과 적십자 봉사회 충북지사협의회장상을 받기도 했다. 유 씨에게는 봉사대상 상패와 상금 500만 원이 주어졌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음성군 금왕읍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강제 징용됐다가 병든 몸으로 고향에 돌아와 무극천 다리 밑에서 걸인 생활을 했다. 자신도 불편한 몸이지만 밥 동냥을 해 병든 걸인들을 먹여 살렸다.

1976년 금왕읍 무극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발령받은 오웅진 신부는 최 할아버지를 만나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고 당시 가지고 있던 돈 1300원으로 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방 다섯 칸짜리 ‘사랑의 집’을 지어 이들을 입주시켰다. 이곳이 현재의 꽃동네 시초였다. ‘작은 예수’, ‘거지 성자’로 불린 최 할아버지는 1986년 2월 한국가톨릭대상을 받았다.

31일까지 음성읍 설성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품바축제는 배고팠던 시절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다. 품바움막짓기대회, 품바 공연, 반기문 마라톤대회, 품바왕 선발대회, 품바 분장하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마련됐다. 043-873-2241, pumba21.com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최귀동#유동식#음성품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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