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중령, 모텔서 여군 부사관 성폭행 미수 혐의 긴급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9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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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해군 중령이 부하인 여군 부사관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군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방위산업 비리로 전직 수뇌부들이 사법 처리되고 일탈행위로 고위 장성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은 가운데 장교의 성범죄까지 드러나자 해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해군에 따르면 경기도 모 부대 소속 A 중령(46)은 13일 저녁 부대 인근 식당에서 B 하사(22·여)와 소주 2병을 곁들여 식사한 뒤 B 하사를 자신의 승용차와 모텔에서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A 중령은 자신의 승용차에서 성폭행을 하려다 B 하사가 완강히 저항하자 모텔로 데려가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A 중령의 폭행으로 B 하사는 다리에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A 중령은 B 하사와 단둘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요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B 하사는 직속상관인 A 중령의 강요를 거절하지 못한 채 자동차와 모텔로 끌려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 하사는 소속 부대의 여성고충상담관에게 사건 내용을 신고했다. 군 헌병대는 A 중령을 17일 강간 미수 및 치상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군 검찰은 19일 A 중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른 해군 관계자는 “A 중령이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엄중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의 성추문 사건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경기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호위함 함장(중령)이 회식 도중 만취 상태에서 위관급 여군 장교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해임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해군사관학교에 근무하는 여성 부사관이 남성 장교 2명을 성추행 혐의로 상부에 신고하기도 했다.

고위 장성들이 골프를 치던 중 캐디(경기보조원)에게 춤과 노래를 강요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최근 중징계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현역 장교의 성범죄까지 터지자 해군은 침통한 분위기다.

특히 최근 정호섭 해군참모총장(대장)이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이 연루된 방산 비리와 고위 장성들의 일탈행위로 해군이 ‘도둑놈’과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며 대대적인 의식 개혁을 강조했음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최근 해군을 보면 수뇌부가 연루된 비리와 일탈로 조직 전체에 영(令)이 서지 않고 냉소적인 분위기가 많다”며 “정 총장 등 지휘부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해군의 전면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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