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신항 6월 개장… 항만물류 지각변동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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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화물선 24시간 하역 가능… 5년內 컨테이너 물동량 흡수 전망
배후단지 미비-불편한 교통망 등 1단계 조기 개장 문제점 드러나

6월 1일 개장 예정인 인천 신항의 1단계 부두인 선광 신컨테이너터미널(B터미널). 무인자동화 등 첨단 하역장비들이 7일 시험 가동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a.com
6월 1일 개장 예정인 인천 신항의 1단계 부두인 선광 신컨테이너터미널(B터미널). 무인자동화 등 첨단 하역장비들이 7일 시험 가동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a.com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인천신항’ 1단계 시설이 6월 1일 개장한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25% 정도를 처리하는 규모로 출발하지만 5, 6년 이내 남항 처리물량을 제외한 대부분의 컨테이너 물량을 흡수하게 돼 인천지역 항만물류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신항은 갑문으로 운영되는 내항이나 남항과 달리 초대형 화물선의 입출항이 가능하고 24시간 내내 하역작업을 할 수 있는 외항이다. 그러나 항만배후 지원단지, 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문을 열 수밖에 없어 보완대책이 시급하다.

○ 외항시대 여는 첨단 항만


7일 인천신항 내 첫 민간투자 항만시설인 ㈜선광의 신컨테이너터미널(B터미널). 정부가 항만 토목기초시설을 건설해주는 대신 민간 하역사가 컨테이너 화물 처리를 위한 첨단 장비와 운영시설을 투자해 조성된 부두다. 선광의 B터미널 부두(안벽 총 길이 800m) 중 처음 개장할 1-1단계 구간(410m)에서는 기존 인천항에서 볼 수 없는 첨단 하역장비들이 시험 가동되고 있었다.

배를 대는 해안 부두(선석)에는 높이 120m의 대형 갠트리크레인 5대가 설치돼 있었다. 이 장비는 화물 위치를 수신호로 알려주는 작업자 1명만 있으면 자동으로 시간당 40개가량의 컨테이너를 하역할 수 있다. 현재 20개 정도 처리하는 인천 내항의 하역장비보다 작업 효율이 뛰어나다.

컨테이너를 임시로 쌓아 두는 야적장에는 무인 자동화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야드크레인 14대가 시범 운행되고 있었다. 컨테이너를 일반, 냉동, 위험물 등으로 분류해 야적장으로 이동시킨 뒤 화물차에 싣고 내릴 수 있게 하는 장비다. 이들 하역장비가 연간 60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4년 한 해 총 233만 TEU였다.

기존 인천항에는 4000TEU를 적재한 화물선만 입항할 수 있지만 항만 폭이 큰 인천신항에선 8000∼9000TEU를 실은 대형 화물선도 들어올 수 있다.

2018년경 항만 수심을 14m에서 16m로 높이는 공사가 끝나면 1만5000TEU를 실은 세계 최대 화물선도 들어올 수 있다.

○ 조기 개장에 따른 문제점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2015년에 350만 TEU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인천신항이 건설된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100만 TEU 정도 모자란 상태에서 신항이 개장되다 보니 각 하역사들이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 초 선광의 B터미널 바로 옆에 똑같은 규모와 시설을 갖춘 한진의 A터미널이 추가로 문을 열면 인천내항, 남항, 신항 간 가격덤핑과 같은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부두 개장에 필수적인 신항 배후단지는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아 항만 경쟁력을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총 830만 m² 규모의 항만배후단지 중 1단계 구간(211만7000m²)에선 매립을 위한 바다 물막이공사가 마무리 단계여서 2020년 이후에나 제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물류창고가 들어설 야적장이 없어 신항 바로 옆 3만7000m²의 매립지(부두용지)에 야적장이 조성된다. 인천항만공사는 이 시설이 들어서기 전 6개월가량 인근 남동산업단지 내 공동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동산업단지 쪽 송도5교에서 송도신항으로 연결되는 진입도로가 마무리되지 않아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제3경인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진입도로 입구의 입체교차로가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신항 입구에서 교통정체가 예상된다.

또 신항을 지나는 대중교통은 시내버스 1개 노선에 불과한 데다 배차 간격도 60분을 넘어 항만 근로자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8일 인천항 발전 고위 정책협의회를 열어 이런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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