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창구마다 “막차 타자” 북새통… 정치권에선 “형평성에 문제” 지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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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 능력자만 혜택” 비판 거세자… 금융위 “서민금융지원 전면 재검토”

‘2차 안심전환대출’ 첫날…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국민은행 광화문지점에서 한 고객이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추가 판매가 시작된 이날 시중은행 각 지점에는 대출 상담 고객으로 붐볐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차 안심전환대출’ 첫날…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국민은행 광화문지점에서 한 고객이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추가 판매가 시작된 이날 시중은행 각 지점에는 대출 상담 고객으로 붐볐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0조 원 한도로 안심전환대출 추가 판매가 시작된 30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국민은행 상계역지점은 아침부터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선착순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진 지난주와 달리 일괄 신청 뒤 집값이 낮은 순으로 대출을 승인해 주기로 했는데도 고객들은 아침부터 은행을 찾았다. 김모 씨(73)는 “지난주에 신청을 하지 못했는데 추가 신청을 받는다고 해 부리나케 달려왔다”고 말했다.

변동금리대출이나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을 연 2.6%대 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30일 2차 판매에 들어갔다.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대출 신청을 받아 신청액이 20조 원에 못 미치면 모든 대출이 안심전환대출로 바뀐다. 신청액이 20조 원을 넘어서면 다음 달 6일부터 13일까지 주택 가격을 심사해 15일 대상자를 발표한다.

작년 9월 말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294조 원 중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은 255조 원(86.7%)에 이르렀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이 중 40조 원(15.7%)이 고정금리·분할상환식 대출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과 분할상환 대출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말 현재 23.6%, 26.5%에서 각각 10%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금리 변동에 취약했던 변동금리 대출이 고정금리 대출로 바뀌면서 가계 부채의 리스크는 다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2금융권이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한 형평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제2금융권 대상자를 위해 별도로 10조 원을 배정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도 논란이 번졌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리금 상환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혜택이 돌아가고, 상환 능력이 없는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는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선착순으로 접수하다 보니 나흘 만에 매진돼 일종의 ‘로또’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가계 부채의 리스크가 커져 가는 가운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은행권 대출부터 손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안심전환대출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해서는 서민금융 지원 제도를 전면적으로 손볼 계획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간부회의에서 “모든 정책 역량을 서민금융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서민금융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판매 중인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을 적극 안내할 계획이다. 보금자리론은 9억 원 이하의 주택을 매입할 때 이용 가능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현재 10년형에는 연 2.85%가 적용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반영되면 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서민금융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백연상 기자
#대출#은행#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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