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대박에… 年1%대 수익공유 모기지 출시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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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지나면 ‘고정→변동금리’로… 정부 대출개선 정책과 엇박자
고정금리-변동 폭 최소화 등 검토

이르면 이달 말 우리은행이 내놓을 예정이던 연 1%대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인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의 출시가 잠정 연기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당초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을 3, 4월에 시작하기로 했으나 최근 기준금리 인하, 주택 거래량 증가 등 금융시장 및 주택시장 여건이 급변함에 따라 상품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상품 출시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집값 변동에 따른 수익을 집주인과 은행이 나눠 갖는 대출 상품이다. 소득 제한이 없고,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이면서 전용면적 102m² 이하 아파트면 대출받을 수 있어 중산층 이상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당초 시범사업 예정 대상은 3000가구였다.

국토부가 이 상품의 출시를 연기한 배경에는 변동금리·일시상환 방식의 대출을 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꿔주는 정부의 ‘안심전환대출’이 있다. 최근 폭발적 인기를 끈 안심전환대출은 중산층 이상에만 혜택을 준다는 비판이 있지만 원리금 상환을 유도해 가계대출의 리스크를 줄이는 순기능이 큰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안심전환대출보다 초기 대출금리가 1%포인트가량 낮지만 대출한 지 7년이 지나면 변동금리로 변경된다. 수익공유형 모기지 시범사업에 신청자가 몰릴 경우 가계대출을 고정금리 대출 쪽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대출구조 개선 정책과 엇박자를 낼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7년 이후에도 고정금리로 할지, 금리 변동 폭을 최소화할지 등을 검토해 상품 구조를 일부 조정할 방침이다.

최근 회복세가 완연한 주택시장의 분위기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올 들어 주택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중산층 이상에 연 1%대의 초저금리로 대출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 초 침체된 주택거래 등을 정상화할 방안이 필요해 출시 계획을 내놨지만 이미 시장 정상화가 어느 정도 이뤄져 굳이 촉매제가 필요하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홍목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시점만 고려할 뿐 출시 여부를 백지화하는 일은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살펴 가능한 한 상반기(1∼6월)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안심전환대출#대박#모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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