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우수 학생 잡아라”… 여수시, 명문高설립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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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他지역 유출로 인구감소”고심 사립 외고 설립-운영계획안
여수산단 7개 기업에 설명키로

전남 여수가 지역사회의 염원인 사립 외국어고 설립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에서 명문 사립 외고를 설립하는 것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절박함이 담겨 있다.

여수시는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규모가 큰 회사 7곳을 방문해 사립 외고 설립·운영 계획과 업무 협약 방안에 대해 설명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여수시는 앞서 지난해 11월 지역 각계가 참여하는 ‘사립 외고 설립 및 여수 교육 개혁을 위한 민관 합동 기획팀(TF)’을 발족했다.

여수시의 사립 외고 설립 방안은 여수산단 입주기업 17개사가 연간 40억여 원의 기금을 내 운영하고 있는 여도초중학교 중 한 곳을 공립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한 곳은 외고 건물로 활용하는 것이다. 외고 기숙사나 어학시설 설치를 위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170억 원은 시 예산이나 시민 후원금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 외고(25학급 기준) 연간 추정 운영비 40억 원은 여수산단 입주기업들이 내던 여도초중학교 기금을 활용하는 것을 복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여수 지역에서는 명문고가 없어 지역 인재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이 인구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여수시 인구는 1998년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이 하나로 통합될 당시 33만 명이었으나 2006년 29만7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여수시 인구는 29만1522명이다.

여수 지역에서는 외고를 설립해 지역 중학교 우수 졸업생들이 타 지역 고교로 유출되는 현상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의 경우 여수지역 중학교 졸업생 7000여 명 가운데 성적 우수 학생 215명이 타 지역 고교로 진학했다. 여수에서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한 중학교 졸업생은 2010년 384명, 2011년 286명, 2012년 225명, 2013년 207명으로 꾸준한 추세다. 여수 교육계 한 관계자는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중학교 졸업생이 전체 성적 5% 이내의 인재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여수산단 기업들은 사립 외고 설립 방안에 대해 관망 중이다. 하지만 여수산단 내 규모가 큰 기업 30여 곳 가운데 17곳만 여도초중학교 운영기금을 내던 것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사립 외고가 설립돼 여수산단 기업들이 운영비를 후원한다고 하더라도 회사 직원 자녀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수산단 한 기업 관계자는 “사립 외고 설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의 지지 여론”이라고 말했다.

여수시는 다음 달 사립 외고 설립 계획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5월 본격적으로 설립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성동범 여수시 교육지원과장은 “사립 외고에 지역 인재를 일정 비율 입학시키는 것 등도 검토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설립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여수#사립 외고 설립#운영계획안#여수산단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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