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甲’ 막가는 건설노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간부 3명은 외국인 근로자 폭행 구속… 조합원은 “석방” 경찰서 방화 시도
光州경찰, 50대 노조원 영장 신청

건설노조 간부들이 노조원 고용을 요구하며 공사현장에 난입해 외국인 근로자 등을 폭행해 구속됐다. 이에 앙심을 품은 동료 노조원들은 경찰서에 불까지 지르려다 붙잡혔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공사현장에 난입해 근로자들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박모 지부장(39) 등 광주전남 건설노조 간부 3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박 씨 등은 10월 14일 오후 2시 전남 나주 혁신도시의 한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A 씨(24)를 머리로 들이받아 앞니가 흔들리는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 등은 비노조원인 한국인 근로자 7명도 폭행했다.

노조원 300여 명이 이날 오전 7시부터 신축현장 앞에서 ‘불법체류자를 쓰지 말라’고 주장하며 집회를 열다가 외국인 근로자 40여 명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진입을 가로막고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고를 했다.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외국인 근로자 4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으나 모두 합법적 체류자였다. 박 씨 등 간부 3명은 이후 신축현장에 난입해 A 씨 등을 폭행했다.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 K사는 2년 전부터 건설노조로부터 노조원을 써달라는 협약체결 요구를 받았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에서 노조원들을 채용해 달라며 공사현장을 돌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집회 과정에서 건설사의 각종 불법행위를 신고하거나 물리적 충돌을 빚고 있다. 노조가 세력 확대나 노조원 이익 챙기기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나 비노조원들을 적대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경찰서에 불을 지르려 한 광주전남 건설노조 노조원 양모 씨(54)에 대해서도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 씨는 9일 오후 9시 38분 지부장 박 씨 등 3명이 구속된 것에 항의해 휘발유가 든 페트병으로 경찰서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외국인 근로자#폭행#건설노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