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총동창회의 눈부신 활동… 92개 장학금 年 2억5000만원 모교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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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캠퍼스 조성 사업 적극 후원… 우남 창학정신 찾아 하와이 탐방도

27일 2014년 2학기 인하대 총동창회 장학금 전달식에서 동문들과 장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창회는 이날 75명의 재학생들에게 총 1억20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인하대 제공
27일 2014년 2학기 인하대 총동창회 장학금 전달식에서 동문들과 장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창회는 이날 75명의 재학생들에게 총 1억20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인하대 제공
2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공군회관에서는 인하대 총동창회 정기이사회가 열렸다. 장석철 총동창회장(금속공학과 71학번·국제웰즈 대표이사)은 모교 사랑의 척도가 되는 동창회 기금 모금을 강조하면서 존경받는 인하대 동문을 소개했다.

먼저 평생을 산업현장에 뛴 김현태 회장(기계공학과 57학번·한일루브텍 회장)을 소개했다. 김 회장은 2007년 23억 원을 인하대에 쾌척했다. 김 회장은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어 온 이공계 학문이 외면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 딱한 경제사정으로 학문을 중단하는 후배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을 보탰다”고 했다. 그는 대학시절 등록금이 없어 제적당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학비 마련을 위해 노점상과 막노동을 하는 등 천신만고 끝에 1963년 대학을 졸업했다. 인천 앞바다가 얼 정도로 추운 겨울에 난방도 못하고 공부했지만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꿈은 잃지 않았다.

김 회장은 충주비료공업㈜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일하다 1974년 독립해 서울 영등포구 양남동에 ‘삼흥공업사’란 공장을 차렸다.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을 살려 수입에 의존했던 기아자동차의 ‘브리사’ 승용차 기어 커버를 단독 생산해 납품했다. 이후 운반하역기기, 항만하역기기 베어링에 윤활유(그리스, 모빌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장치인 집중윤활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5월 5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한 김창만 동문(전자공학과 71학번·뷰티월드 대표이사)도 동문 사이에 귀감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미용 재료 공급 사업을 하는 김 회장은 두 번에 걸쳐 간과 신장이식수술을 하면서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았다. 그는 삶의 의미를 돌아보며 동문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 기부를 결심했다. 틈틈이 흑인사회에 조용한 기부를 해 온 그는 총동창회에 자신의 기부를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올 5월 인하대 최순자 교수(화학공학과 71학번)는 자신의 노후를 위해 장만해 놓은 강화도 땅을 기금으로 내 놔 훈훈한 감동을 줬다. 최 교수는 “민족대학인 인하대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저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려운 미국 유학생활 때 도움을 주신 지도 교수와 동문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하대 동문들의 모교사랑은 남다르다. (재)인하대동문장학회에 따르면 1회 졸업생을 중심으로 우남 이승만장학금(회장 이헌언·전기공학과 61학번) 등 92개 장학금에 매년 2억5000여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장학금 전달식에서는 선배들과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후배 간의 정을 나눈다.

27일 열린 2학기 전달식에서도 이 전통에 따라 200여 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선배들은 후배를 격려하고 후배들은 선배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면서 모교 사랑의 애틋한 정을 나누고 면학의 의지를 다졌다.

인하대 총동창회 동문들이 지난해 학교 설립자인 우남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한 숯가마 터(하와이 빅 아일랜드 힐로지역 소재)를 방문했다. 인하대 제공
인하대 총동창회 동문들이 지난해 학교 설립자인 우남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한 숯가마 터(하와이 빅 아일랜드 힐로지역 소재)를 방문했다. 인하대 제공
모교 창학 정신을 찾아 대학 발전을 이루려는 동문들의 열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동문들은 제5차 하와이 역사문화탐방을 진행했다. 1998년부터 시작된 탐방은 하와이의 독립운동 정신 계승과 인하대의 창학 정신 재조명, 하와이 현지 교민들과의 유대 증진을 위해 마련했다. 동문들은 독립운동 지원 자금 마련을 위해 이승만 박사가 운영했던 빅 아일랜드 힐로지역의 숯 가마터를 둘러보고 기념관 조성 계획을 논의했다.

인하대 동문들의 모교 정체성 찾기를 지켜본 하와이 현지기업인 김창원 ㈜앰코 회장(86)은 2012년 1월 하와이 이민 1세대의 성금으로 설립된 인하대에 20만 달러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김 회장은 “하와이 이민동포들의 기금과 국민의 성원으로 설립된 인하대와 하와이 교민사회가 더욱 활발한 교류를 통해 우정을 쌓고 인재육영에 매진하다는 뜻에서 장학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하대 출신 벤처기업인과 건축, 건설 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들의 모교 사랑도 계속되고 있다. 2002년 황철주(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나종민(하늘사랑 대표), 조현정(비트컴퓨터 회장·1기 벤처기업협회장), 안길원(당시 총동창회장, 무영건축 대표), 유수복(대양종합건설 대표)동문 등 한국의 벤처 신화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벤처창업관을 건립해 기증했고 해마다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창립 55주년을 맞은 인하대총동창회는 제2의 도약을 시작한다. 미국 중국 등 해외지부를 망라한 학과, 직능 분야 등으로 구성된 180여 개의 단위 동문회는 ‘친목 공영’ ‘모교 후원’ ‘후진 육영’의 총동창회 회시(會是)를 기반으로 모교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장석철 총동창회장은 “16만 동문들과 함께 모교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든든한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총동창회는 12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인하가족의 밤’을 연다. 앞으로 총동창회는 숙원사업인 ‘인하인 회관’ 건립, 송도 제2캠퍼스 조성사업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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