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강원]원주 혁신도시는 ‘기러기 마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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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전한 3개 공공기관 직원 8.9%만 가족과 함께 생활
市 “학교-보육시설 더 늘릴 것”

강원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임직원 10명 중 1명만이 가족과 함께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원주시에 따르면 최근 혁신도시로 이전한 3개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370명 가운데 33명(8.9%)만 가족과 함께 원주에 정착했다. 80%에 해당하는 297명이 혼자 내려와 생활하는 ‘나홀로족’이었고, 통근버스를 이용해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인원도 40명(11%)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이전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직원 116명 가운데 가족 동반 이주가 11명, 단신 이주 77명, 출퇴근 28명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33명 중 가족 동반 16명, 단신 이주 117명이었고, 대한적십자사는 121명 중 가족 동반 6명, 단신 이주 103명, 출퇴근 12명으로 나타났다.

이전 예정인 한국관광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광해관리공단도 사정은 비슷했다. 원주시가 의향 조사를 한 결과 이들 3개 기관 임직원 703명 가운데 가족과 동반 이주 의향이 있다고 밝힌 직원은 148명(21%)에 그쳤고 322명(46%)이 단신 이주, 233명(33%)이 출퇴근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 비율이 낮은 것은 오랫동안 살던 터전을 옮기기가 쉽지 않은 데다 혁신도시 내 교육 및 문화시설 등 정주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원주시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동반 이주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계획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교육청과 협의해 학교와 보육시설 등 교육 여건 확충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7월 원주여고가 혁신도시로 이전했고 내년에 봉대초교가 이전할 예정이다. 이어 2016년 버들초교가 개교하고 2017년 가칭 혁신중 개교가 추진되고 있다. 또 자녀 전학 시 희망학교 배정 및 정원 외 입학을 허용하고 주택 구입 시 취득세 등 세제 감면,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원주지역 탐방행사 운영 등의 지원 대책이 펼쳐지고 있다.

주준환 원주시 미래도시개발담당은 “자녀들이 수도권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와 전학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와 근린생활시설 등의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시 반곡동 일원 361만2000m²에 조성된 혁신도시에는 13개 공공기관이 이전 대상이며 이 중 업무 특성상 지정면으로 이전한 산림항공본부를 포함해 4개 기관이 이전을 마쳤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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