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청소년 수련원서 역사캠프, 고교생 60여명 3박4일간 참여
팀별 전문 멘토 배정해 심도 높여
“백제역사가 이렇게 오래되고 멋졌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백제의 후예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10일 충남 부여군 충화면 부여군청소년수련원 대강당. TV 드라마 ‘서동요’ 세트장 옆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부여군이 제60회 백제문화제를 기념해 청소년들에게 백제 역사와 문화를 이해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백제 어라하 선발 청소년 역사캠프’에서 대전 충남 세종지역 고교생 60여 명이 마지막 날 발표를 선보였다.
‘어라하(於羅瑕)’는 백제왕을 일컫는 옛말. 참가 고교생은 7일부터 시작된 역사캠프에 같은 학교 친구들과 4인 1조로 참가했다. 마지막 날 미션은 3박 4일 동안 충남 공주, 부여 등 백제 유적지와 역사현장을 방문하며 느끼거나 탐구했던 분야를 정해 주제발표를 하는 것. 최고 팀 중에서 백제왕인 어라하가 탄생하고 이 팀에 백제권 해외역사문화탐방 기회도 주어진다.
부여여고의 ‘사사오입’팀은 백제의상까지 준비하며 연극을 통해 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의 방탕한 생활, 삼천궁녀에 얽힌 슬픈 사연, 그리고 ‘삼천궁녀가 과연 존재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대전관저고의 ‘역사꿈나무’팀도 노래와 연극공연을 통해 백제역사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15개 팀 발표에서는 백제역사를 뒤집어보려는 창의적인 시도도 눈에 띄었다. 백제 ‘마둥이’ 서동과 신라 선화공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설명하며 “서동은 사실도 아닌 내용을 동요(서동요)로 만들어 신라 공주를 유혹한 ‘나쁜 남자’”라고 표현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홍성고의 ‘백제사랑’팀은 일본의 야마토왜(大和倭)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해 백제 신라 가야를 지배하고, 특히 가야에는 일본부(日本府)라는 기관을 두었다는 ‘임나일본부설’에 대해 각종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그 허구성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번 캠프는 특히 팀마다 문화 관련 전공 대학생을 멘토로 배정해 심도 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참가 학생들과 멘토 및 외부 전문가 평가를 통한 심사에서는 대전 대신고 ‘문화진로탐방A’팀이 최고점수를 얻었으며 이 중 신재휘 군(18·2년)이 백제왕인 ‘어라하’로 선발됐다.
공주대 윤용혁 교수(역사교육과)는 총평에서 “백제의 역사는 신라에 비해 아직 청소년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거나 왜곡된 부분이 없지 않다”면서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인식,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부심을 키워주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