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구촌 청소년들 “한국 전통문화-자연에 반했어요”

  • 동아일보

상주 국제패트롤잼버리 참가자들, 전통차 예절-태권도 시범 큰 호응
무용-패션쇼 등 문화체험에 흠뻑

2일 경북 상주시 낙동강변 국제패트롤잼버리 야영장에 마련된 한국 차(茶) 문화 체험 부스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차 예절을 배우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일 경북 상주시 낙동강변 국제패트롤잼버리 야영장에 마련된 한국 차(茶) 문화 체험 부스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차 예절을 배우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한국 전통문화와 자연 경관에 반했어요.”

1일 경북 상주시 중동면 낙동강변 강창나루공원. 이곳에서 개막한 청소년 야영축제인 ‘국제패트롤잼버리’에서 이집트 출신 오마르 모함마드 하심 군(16)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6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오는 내내 가슴이 콩콩 뛰었다는 그는 “인터넷으로만 만났던 한국을 직접 방문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축제 기간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한국을 많이 배우고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6일까지 열리는 국제패트롤잼버리가 각국 문화를 체험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즐거운 놀이’와 ‘유쾌한 잔치’라는 인디언 말에서 유래한 잼버리는 스카우트 활동의 꽃으로 불린다. 이번 행사는 한국스카우트연맹과 경북도, 상주시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한다. 지구촌 청소년 문화 축제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개최는 4회째다.

2일 야영장에서는 잼버리박람회가 열렸다. 부스 30여 곳에는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나이지리아 인도 이집트 홍콩 등 45개 회원국의 문화 행사뿐 아니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제작한 기념품 판매장과 작품 전시회가 마련됐다.

경북도와 상주시 홍보관에서는 경북의 역사와 전통, 유적지를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전통 차(茶) 체험공간은 특히 인기가 높았다. 베트남 스카우트연맹 운영위원인 파라하나 라만 씨(32·여)는 “차의 깊은 맛이 놀라웠고, 천천히 우려내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청소년 대원들이 차 예절을 배우면서 마음을 다스리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경북도립국악단의 무용과 북의 향연, 한복 패션쇼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태권도 시범 행사에는 각국 청소년들의 함성이 넘쳤다. 상주 안동 경주 고령 등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야외 체험 활동에도 대원들이 몰렸다. 제주에서 온 조혜림 양(13)은 “책에서만 봤던 문화유적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다른 나라 친구들을 사귄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8000여 명(외국인 700여 명)은 취사와 빨래를 손수 하면서 야영을 하고 있다. 강창나루공원 21만6000m²에는 텐트 2000여 동이 빼곡하게 들어서 작은 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대원들은 패트롤(6∼8명으로 구성한 반) 방식으로 인디언 생존캠프와 승마체험, 재난안전교육, 친환경에너지 체험, 낙동강 트레킹, 바람직한 먹을거리 만들기 등 30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리더십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른다. 3개 이상 체험 활동에 성공하면 스카우트 상징물(배지)을 받게 된다. 경북 대원인 김희성 군(19)은 “외국인 친구와 같이 밥도 해먹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니까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이번 잼버리가 청소년들의 모험심을 기르고 성취감을 얻는 성장의 자리가 되도록 하고 세계 문화를 배우는 교육 현장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함종한 총재는 “세계 문화 교류의 장은 국내 잼버리의 새로운 시도”라며 “지구촌 청소년과 우정을 나누고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어 훌륭한 리더로 자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국제패트롤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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