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치기범 추격 끝에 맨손 검거한 용감한 주부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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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오전 3시 30분경 서울 광진구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1번 출구 앞.

친목 모임 후 밤늦게 귀가하던 주부 정모 씨(56·여)와 강모 씨(50·여)는 만취해 바닥에 누워있는 취객 주변을 서성이는 김모 씨(43·여)를 발견했다. 곁을 지나가던 정 씨와 강 씨는 김 씨가 취객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는 모습을 목격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김 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이들은 "돈이 얼마나 들었어요?"라고 슬며시 물었다. 이에 당황한 김 씨는 "아는 사람"이라며 둘러댔지만 두 주부의 끈질긴 추궁에 돌연 지갑을 던지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 씨는 20여 m 쫓아가 끝내 김 씨를 붙잡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만취한 취객을 상대로 지갑을 훔친 혐의(절도)로 절도전과 2범인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 CC(폐쇄회로)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으나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서 범인을 잡은 주부들의 용기 덕분에 사건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범 검거에 도움을 준 주부들에게 감사장 및 포상금 수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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