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너구리’ 영향권에 든 제주, 항공 결항-학교 휴업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9일 2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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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호 태풍 '너구리(NEOGURI)'가 북상하며 9일 제주도를 강타했다.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려 제주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너구리'는 10일 오후 일본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전국이 대체로 흐린 날씨 속에 찜통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너구리'는 9일 낮 12시 중심기압 96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8m, 강풍 반경 400㎞의 세력을 유지한 채 서귀포 남쪽 약 260㎞까지 접근해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제주시 50.1㎜, 서귀포 49㎜, 성산 34.9㎜의 비가 내렸고 산간 지역인 윗세오름에는 305㎜의 폭우가 쏟아졌다. 가파도의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33.8m였고 제주시 초속 22.7m, 서귀포 초속 19.5m를 기록했다. 바람이 초속 30m 이상이면 성인이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나무가 부러지거나 기왓장이 날아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제주도와 남해 먼바다 등에는 태풍경보가, 강원과 전남, 부산, 울산 등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제주지역은 항공기, 여객선의 발이 묶이고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한라산은 입산이 통제된 가운데 하루 동안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제주국제공항은 항공기 결항이 속출했고 제주¤목포, 제주¤부산 등을 오가는 여객선 도항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제주지역 항포구에는 어선 등 2000여척의 각종 선박이 긴급 피항했다.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서귀포시 강정동 2000여가구, 제주시 한림읍 1000여가구, 제주시 삼양동 5300여가구, 제주시 우도 5100여가구 등이 한때 전기공급이 끊겼다가 긴급 보수를 거쳐 복구됐다. 서귀포시 유명 관광지인 산방산 주변 낙석방지 그물이 파손돼 차량운행이 통제됐고 서귀포시 하원동, 월평동 지역에서는 가로수와 신호등이 맥없이 쓰러졌다. 이날 태풍 영향으로 제주지역 법환초등학교, 대정여고 등 8개 학교가 휴업했고 44개교는 하교시간을 앞당겼다.

한편 태풍의 영향으로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기류가 유입되면서 수도권 강원 영서 지방에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시 서울과 경기 광명 과천 수원 성남, 강원도 영월, 원주, 홍천 등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이날 새벽 서울과 강원 강릉에서는 열대야가 관측되기도 했다.

'너구리'는 10일 일본 가고시마에 접근한 뒤 일본 본토를 따라 북동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일 오전까지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10~35m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오후부터는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낮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일까지 전국이 흐린 가운데 낮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열대야까지 예상되니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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