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544명 선발… 작년 44% 수준, 교육부 “제한적 운영”에 축소 폐지
학생-학부모 효력정지 신청 등 반발
대학들이 올해 입시에서 ‘어학 특기자’ 전형을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이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어학 특기자 전형은 외국어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재능을 길러주자는 차원에서 2001년부터 시작됐다. 일부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비난이 있지만 글로벌 추세에 맞춰 꾸준히 확대돼 왔다.
하지만 교육부의 ‘2015학년도 어학 특기자 전형 모집인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대학들의 올해 어학 특기자 선발 인원은 2544명으로 지난해 5824명의 44%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경희대 명지대 단국대 등은 이 전형을 폐지했고 한국외국어대는 242명에서 149명으로, 중앙대는 258명에서 35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각 대학이 어학 특기자 전형을 축소한 것은 지난해 9월 교육부가 입시 간소화 정책을 발표하면서부터. 교육부는 각 대학에 “특기자 전형은 모집 단위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라”며 “이를 어길 경우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불이익을 우려해 이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당장 올해 입시를 앞둔 학부모와 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고3 자녀를 둔 추모 씨는 최근 서울 소재 대학 19곳을 상대로 ‘대입 전형 시행계획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추 씨는 “대입 전형 방법은 대학 자율이지만 입시를 몇 개월 앞두고 급하게 변경하면 수험생들은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고3인 이모 양(18)은 “경희대 어학특기자 전형을 준비한 지 꽤 됐는데 폐지된다니 당황스럽다”며 “입시정책은 최소한 몇 년 전에 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육부와 각 대학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서울 A사립대 측은 “교육부가 전형을 폐지하란 뜻을 분명히 전달한 이상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교육부는 “우리는 대학에 권고만 했을 뿐”이라며 선택은 대학 몫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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