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헬리코박터균 감염률 13년간 12.5%P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김나영 교수팀 1만796명 분석
위암발병 주범으로 알려진 균 “식생활 습관-위생상태 개선 덕”

“앞으로 10년 이후엔 위암이 후순위로 확 밀릴 겁니다.”

지난 13년(1998∼2011년)간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인 이 균의 감염률 하락에 따라 국내 남성 암 발병률 1위(전체는 2위)인 위암 발병률도 함께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2일 발표한 ‘13년간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 및 위험요소’ 논문에 따르면 1998년 66.9%에 이르던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은 2011년 54.4%로 12.5%포인트나 감소했다. 2011년도 건강검진을 받은 16세 이상 1만796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파악해 이전 통계와 비교한 결과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위험 요인은 △남성 △고령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등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1년 통계에서 남성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57.1%)은 여성(51.2%)에 비해 5.9%포인트나 높았다.

연구진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위생상태의 개선을 꼽았다. 지난 13년간 생활공간의 위생이 크게 개선돼 이 균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 자체를 줄였다. 이 균은 같이 국 떠먹기, 밥 씹어서 먹이기와 같은 ‘구강 대 구강’ 또는 오염된 물과 식품을 통해 전염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자 감소는 위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균은 위암의 전 단계인 만성표재성위염,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등을 일으키는 제1 요인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전체 위암 환자의 95% 이상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철호 irontiger@donga.com·최지연 기자
#헬리코박터균#김나영 교수#위암발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