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전자입찰로 계약과정 실시간 공개… 아파트 관리업체 ‘검은 거래’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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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나라장터’ 민간 개방… 시연회 가보니

“지금부터 우리 아파트 페인트 공사 업체 선정을 위한 전자입찰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샘머리아파트 1단지 관리사무소. 조달청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 조달 입찰 방식을 10월 1일부터 아파트 등 민간에 개방한 이후 첫 모의 온라인 공개입찰 시연회가 열렸다. 정부대전청사 인근에 있는 샘머리아파트 1단지는 16개동 1350채 규모. 대부분 공무원들이 거주하며 온실가스 배출 및 쓰레기 줄이기 운동 등 각종 사업이 모범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이 관리사무소를 보채 도입한 시스템은 조달청이 2002년부터 입찰, 계약, 대금 지급 등 조달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나라장터 시스템. 투명성이 제고되고 경제적 조달이 가능해 4만6000개 기관과 26만 개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시연회에서 외벽 페인트 공사를 맡겠다고 응찰한 업체는 모두 4곳. 업체마다 공사비로 3억6000만∼4억1000만 원을 써냈다. 결국 3억6000만 원을 써낸 A업체가 낙찰됐다. 이 과정은 모두 실시간으로 입주자들에게 공개됐다.

주민 남모 씨(48·여)는 “비록 시연이지만 만약 전자입찰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업체가 어떻게 선정되는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며 “공개한 것만으로도 5000만 원의 예산이 절약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 관리예산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 노인회 등 이른바 ‘입김 센’ 조직과 승강기 관리, 조경, 방역, 도장공사 등을 맡는 업체의 ‘검은 거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

조달청 백명기 전자조달국장은 “우리나라 국민의 아파트 거주율이 60%를 상회하고 연간 징수 집행되는 관리비 규모만도 10조 원에 달한다”며 “나라장터를 이용하면 투명성 확보와 함께 경제적 구매로 예산 절약 등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나라장터를 내년에는 비영리단체, 2015년에는 중소기업에 확대 개방하고 2016년까지는 민간에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또 나라장터 이용 희망자들을 위해 전국 지방청별로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받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나라장터 홈페이지(.g2b.go.kr) 사용자 매뉴얼을 이용하면 된다. 070-4056-7296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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